지난 2007년 12월 7일... 사상 최악의 해양 사고가 일어난 날이다. 이 사고는 삼성중공업의 크레인선과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가 충돌해서 일어났다. 충돌 때문에 유조선에는 3개의 구멍이 나서 약 12,000kl (약 10,810톤)의 기름이 유출되었고, 깨끗하기로 유명한 청정 바다인 태안 앞바다는 기름 띠로 엉망이 되었다. 그 끔찍한 사고를 그린 소설이 바로 "낙지가 돌아왔다"이다.
태안 원유 유출 사고가 일어난 지 몇 년이 지났다. 태안의 한 바닷가 마을에 살고 있는 만평이와 광태는 아직도 낙지를 잡지 못하는 것에 슬퍼한다. 그 사이에 100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환경 복원을 위해서 도왔다. 친구들은 그 몇 년 사이에 대부분 이사를 가버렸고... 활기차던 마을은 생활이 어려워지자 싸우는 소리가 많이 들렸다. 이 마을의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은 만평이와 광태 뿐이었다. 피서객들로 북적북적하던 해수욕장도 발길이 끊겼다. 그나마 복원이 많이 되어서 이번 기회에 관광객이 오게 홍보할 겸 저번에 자원봉사하러 왔던 서울에 사는 친구들을 초대하기로 했다.
메일로 보내니 아이들이 오겠다고 한다. 학교 컴퓨터실에서 서울 친구들이 놀러 온다는 메일을 받고 광태와 만평이는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또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사고가 난 후 관광으로 먹고 살던 이 지역 경제가 바로 타격을 받은 것이다. 경제가 안 좋아지니 점점 싸움도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고 하나가 발생하면 자연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닌 사람의 삶에도 바로 직결된다. 정말 무섭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에서 친구들이 도착했다. 첫날에는 갯벌에 가서 신나게 조개를 잡아서 밤에 조개 파티를 했고, 다음 날에는 배를 타고 낚시를 했다. 친구들 모두 재미있게 즐겼고, 마침 친구들의 어머니 중 한 분이 여행사 직원이셔서 여행 상품도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친구들이 돌아가기 직전, 몇 년 동안 보지도, 잡지도 못했던 낙지를 만평이가 잡았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낙지가 돌아왔다"인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해양 사고 한 번이 엄청나게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아주 깊게 느꼈다. 기름 유출 사고로 인해서 일단 서해 환경이 엄청나게 오염된다. 얼마 안 지나 기름 띠가 형성되었고, 많은 양식장들이 폐허가 되었다. 양식장이 폐허가 되었다는 것은 사람들의 삶에 직결된다. 돈을 벌 수가 없으니, 사람들의 생활이 엄청나게 힘들어지고, 결국은 지역 경제가 침체되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태안 뿐만 아니라 다른 곳, 전라도, 제주도까지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바다는 전세계에 걸쳐서 분포해 있다. 그래서 한 번 해양 사고가 나면 전세계가 피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그게 가장 문제이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했을 때 전세계가 떠들썩 했었다. 그 이유는 바다의 해류를 타고 얼마든지 오염수가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약간의 사고 흔적은 남아 있다. 눈으로 보이는 상처는 거의 다 나아졌지만, 아직도 태안 주민, 아니 피해를 본 모든 주민들의 마음 속에는 그 때의 고통의 상처가 남아 있을 거라 생각되어진다.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고 나 몰라라 하면 안된다. 자신에게 아무 피해가 없다고 해서 자신은 이런 사고를 당하지 않을 거란 보장은 없다. 대한민국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사고이고, 절대 잊으면 안되는 사고이다. 피해를 본 주민들의 마음 속 깊이 난 상처가 아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