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미포에 생긴 훌륭한 한정식 다이닝 - 한우반상

by 리치보이 richboy
KakaoTalk_20250622_180203385_17.jpg 해운대 해수욕장 한정식 맛집 - 한우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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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흘 비가 내리던 끝에 오랜만에 햇빛을 봤다.


휴일까지 비가 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그 걱정을 듣기라도 했는지, 일요일은 정말 맑았다. 비온 뒤라 하늘은 맑고 공기도 시원했다. 상쾌한 기분으로 외식을 하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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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해수욕장을 지나 미포 끝자락까지 약 30분을 걸었다. 해수욕을 즐기는 시민들과 외국인을 구경하며 걸었다. 관광객도 많았다.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열차를 타는 매표소 쪽으로 걷다 보면 오른쪽에 새로 생긴 건물이 있는데, 건물 전체가 식당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그곳 2층에 <한우반상>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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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는 조용히 식사에 전념하기에 딱 좋았다. 가족 단위로 외식을 하거나, 소개팅 혹은 기념일을 겸한 데이트, 특히 상견례를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분위기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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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반상>은 미리 예약을 해야 곳으로 오전에 예약을 하고 들렸다. 1층에 있는 '타이가 텐푸라'를 찾았다가 발견한 곳이 <한우반상>인데 한식 전문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다이닝에 앞서 런치를 맛보려고 들린 것이다. 단품 메뉴를 시키면 코스식으로 나오는 형식인데, '떡갈비'를 좋아하는 녀석 때문에 2인분부터 가능하다 하여 한우 떡갈비 2인분, 한우 육회비빔밥 1인분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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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나온 것은 일본식 계란찜인데, 한우갈비탕 국물을 졸여 소스로 만들었다. 짜지도 달지도 않지만 깊은 풍미가 나는 소스는 얇게 썬 표고버섯과 곱게 간 마와 잘 어울렸다. 계란찜도 고급스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한 술 마다 맛이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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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전채 음식이 나왔다. 시계방향으로 꾸덕한 한우 육회 아래 바삭한 튀김이 곁들여진 카나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새큼한 소스을 버무려 먹는 쭈꾸미 숙회, 한우 떡갈비 베이스를 오징어먹물 옷을 입혀 튀겨낸 뒤 대파 흰대를 얇게 저며 올린 튀김, 마지막으로 리코타 치즈 위에 마리네이드 한 방울토마토까지... 먹음직스러운 보는 맛과 함께 하나 하나 먹는 맛이 즐거웠다. '입이 호강한다'는 느낌이 절로 들게 했다. 무엇보다 한식을 이렇게 맛을 냈다는 것이 좋았다.

아이는 굳이 식사를 안 해도 좋으니 전채음식을 한 번 더 먹고 싶다고 말할 정도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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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식사인 '진지'가 나왔다. 개인 상별로 소박하게 담긴 반찬들 하나 하나 맛이 좋았다. 샐러드는 싱싱했고, 소스와 잘 어울렸다. 꽃게 국물을 베이스로 한 된장찌게는 강하지 않아서 훌륭한 국물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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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떡갈비는 크기와 두께 등 덩어리가 큼직했고, 육즙 가득한 풍미와 씹히는 맛이 훌륭했다. 팔도를 돌아 훌륭한 식재료만을 골라왔더더니 반찬에서 신안 김까지 저마다 훌륭한 맛과 향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밥맛이 훌륭했다. 나는 밥집에서는 '밧맛'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훌륭한 밥집 조차 이에 신경쓰지 않는 곳이 적지 않다. 하지만 밥맛이 좋은 곳은 어김없이 반찬들도 훌륭했고, 요리는 두 말 할 필요 없었다. <한우반상>은 밥맛이 훌륭했다. 훌륭한 밥맛이란 밥만 한 술 떠 먹어도 밥알 마다 씹히는 맛과 먹는 맛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맛인데, 이 때에는 어느 반찬을 놓고 먹어도 잘 어울려서 모든 요리가 훌륭해진다.


압권은 찬으로 올라온 간장게장 이었는데, 두 마리가 잘 손질되어 먹기 좋게 잘려 나왔다. 나는 아이에게 떡갈비 한 개를 빼앗긴 터라, 게다가 아무도 간장게장을 먹지 않아서 나 혼자서 이 맛좋은 간장게장을 혼자서 먹는 호사를 누렸다. 게살은 쫀득한 것이 하나도 비리지 않았다. 게 뚜껑에 잘 지은 밥을 한 술 떠서 놓고, 짜지 않고 슴슴한 그래서 자꾸만 떠 먹게 만드는 간장게장 국물을 한 두 술 얹어 써억써억 비벼 먹었는데, 이렇게 훌륭한 맛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마지막 밥 한 술. 오랜만에 진수성찬을 먹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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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얼음 세 덩어리에 차디 찬 탄산수가 담긴 오미자차와 산딸기, 그리고 젤리 같은 살구 한 덩어리의 후식 역시 입맛을 개운하게 만들어 줬다.


<예이제>는 너무나 형식적이고 <조선비치의 셔블>은 너무나 단촐하다. 개인적으로 해운대에 이렇다 할 한정식 집이 없었는데, <한우반상>은 이들을 버금가는 맛과 분위기를 자랑하는 식당이었다. '매일 와서 먹고 싶다'고 느낀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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