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부동산 일 배우면서 해 보실 생각 있으세요?"

김 차장의 퇴사 그 후의 삶에 대해 8편

"부동산 일 배우면서 해 보실 생각 있으세요?"


퇴사 후 6개월 만에 '면접'을 보게 되다..



무더웠던 여름방학이 마무리가 되고, 아이는 다시 개학을 하여 2학기에 임하게 될 때 즘,

여러 곳에 이력서를 넣고 있었던 제 구직활동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력서를 많이 넣는다고, 연락이 오는 것이 비례를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간혹 연락 오는 곳은 대부분 보험영업 혹은 다단계 느낌의 비 정상적인 곳이었습니다.


사실, 저처럼 평범한 중년의 경단남(경력 단절 남성)에게 먼저 제의를 해 오는 곳 자체가

어떻게 보면 정상적이고 좀 그럴싸한 곳일 확률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지금 돌이켜보면 드는군요. 


그렇게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이제 가을 냄새가 슬슬 날 때 즈음,

실업급여가 종료가 될 때가 오고 있음이 임박했다는 사실에 마음은 더욱 초조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동산 자산관리회사라는 곳에서 면접 제의 전화가 왔었습니다.

본인들은 일반 중개부터 고객 부동산 자산관리를 해 주는 법인이라면 서말이죠.


노느니, 한 번 바람이나 쏘일 겸 다녀오자는 생각으로 아내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퇴근 후 돌아온 아내는 제 셔츠와 바지를 다려주더군요.

(표현은 안 했지만, 아내 역시 뭔가 '면접'이라는 말에 기대를 했던 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성스럽게 다려준 셔츠와 바지에 모처럼 입어보는 재킷에 손목시계.

좋은 인상을 보여주고 싶어 전날 구매한 안경까지. 


나름 한껏 차려입고 송파구 잠실동으로 인터뷰를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드디어, 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활용할 때가 오나보구나 하는 기대감을 갖고 말이죠.


회사는 송파구청 건너편 먹자골목 초입에 있었습니다. 

5층 건물 중 5층 한 층을 통으로 임차하여 사용 중인 건물로, 입구에는 '프런트'와 몇 개의 상담실과

작은 강의장과, 사무 공간이 있는 뭐랄까, 전형적인 부동산 회사 혹은 중소기업 사무실 같은 인상이었습니다.


함께 하게 되면 같이 근무할 팀장이라는 분과 30여 분 가까이 인터뷰를 진행했었습니다.


사는 곳과 최근 경험한 일들, 기본적인 신상정보 확인과

부동산 투자경험과 부동산에 대한 지식과 관여도 등등.. 


성심성의껏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상식과 모르는 것까지 동원해서 열심히 대답을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합격?을 하게 되면 약 4일간의 교육을 받게 되고 교육 이수 후 정식으로 근무할 것이다.

교육과정은 일반적인 부동산 실무부터, 상가/토지/경공매까지 전반에 걸쳐 범위를 다룬다는 설명과 함께.


교육이 종료하면 10시 출근 17시 퇴근에. 첫 2개월은 점심식대와 차비 정도 지원금을 지급해 준다는

조건에 대한 설명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었습니다.



그렇게 퇴사 후 약 6개월여 만에 첫 면접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뭐랄까. 이제부터 일을 배워서 이 쪽 세계에서 뭔가 내 뜻을 펼쳐 보이이라는 자신감과 약간의 자만감까지

더해져서 인터뷰 종료 당일 날은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느낌상, 큰 실수를 하지 않아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일을 하게 되면 저도 주중에 시간을 내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내에게 급 제안을 하여 아내, 아이와 함께 부산 해운대로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고, 실제 급조해서

다녀왔었습니다.


이번 부산 여행을 계기로 더 이상 실업자가 아닌, 부동산 시장에 종사하는 공인중개사가 되어서

내 일을 한번 해 보자는 다짐을 가지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인터뷰 본 회사에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결과는 물론, 합격. 


한 동안 패배감에 빠져 살다가, 어떤 곳인지 정체파악이 되진 않았어도 '합격 통보'는 참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더군요..


다음 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4일간 교육일정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물론 참여해야죠. 알겠다고 응답을 하고.


교육 첫날 다시 포멀 하게 옷을 차려입고 교육을 받으러 갔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5명이나 있더군요.


각자 자기소개를 간단히 하라고 하는데,


 - 61세 토지 관련한 분양 상담사 경험을 하신 남성분

 - 50대 후반 증권사 퇴직하신 남성분

 - 30대 초반 해군 부사관으로 전역하신 남성분

 - 40대 초반 무직의 여성분


뭔가.. 전문적? 인 커리어나 자격자 느낌은 전혀 들지 않은 분들이셔서.. 

느낌이 좀 이상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이왕 온 거 교육 들어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번 들어 보고 결정해 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다음 편에 계속)



김 차장의 퇴사 그 후의 삶은 진행형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