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하늘 아래, 아름다운 공원에서, 아름다운 기억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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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는 바로 브록웰 공원.
덜위치 미술관 가기 전에 입구만 구경했던 덜위치 공원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큰 면적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그곳으로 향하는 이유는 바로 블록웰 공원의 시설 중 하나인 '브록웰 리도'에 가기 위해서다.
리도란 공공 야외 수영장을 말한다.
리도에서의 수영이 이번 여행 중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다만 4월이라고는 해도 기온이 아직 추울 때가 많은 시기라 수영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리도 중에서는 온수풀이 있는 곳도 있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보통 이 시기에 안전한 수영은 실내 스포츠센터를 이용하는 것 같았다.
현지의 스포츠 센터를 이용해 보는 것도 매력적인 옵션이지만 둘 중 하나만 고를 수 있다면 무조건 리도가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반나절 걸어보니 오늘은 딱히 춥지 않고 햇빛이 뜨거워 피부가 탈지언정 리도의 수온이 어느정도 올라왔을 것 같았다.
그럭저럭 내 버킷리스트 달성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견적.
아침에 출발할 때에도 할지 안 할지 모르지만 일단 수영 장비를 챙겨 나왔다.
덜위치 미술관에서 브록웰 공원까지는 멀지 않아서 도보로 이동한다.
하늘색 차량과 함께 눈에 들어와 찍은 사진.
자세히 보면 전형적인 런던 주택 양식을 살려서 새로 지은 집으로 보인다.
휘어진 보도블록과 독특한 벽의 느낌이 마음에 든다.
저 격자무늬 프레임은 용도가 무얼까?
장식? 아니면 덩굴을 걸어 키우거나 화분을 걸어두는 용도?
후크를 이용하면 정원 도구도 걸어둘 수 있을 것 같다.
다리의 모던한 벽화.
그리고 덜위치 스포츠 클럽의 광고판.
크리켓, 크로켓, 스쿼시, 테니스. 모두 영국스러운 종목들이다.
바로 맞은편 벽의 모습.
반대쪽과 다르게 여기는 올드한 모습이다.
양피지 배경 그림에 셰익스피어 시대의 옷차림이라...
괜히 주변 벽돌벽도 지저분하고 더럽게 보인다.
한 다리에 두 가지 시대의 미술을 그려놓은 것이 재미있다.
동네의 커피가격 확인.
3파운드, 약 4500원. 나쁘지 않다.
공원 바로 앞 작은 광장.
공원을 오가는 사람들 때문에 거리에 사람이 많다.
뒤로 보이는 너른 녹지가 바로 브록웰 공원이다.
브록웰 공원 입성.
사진으로만 봐도 당시의 날시가 얼마나 좋았는지 체감된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브록웰 리도!
일단 외관은 생각보다 관리 잘 된 느낌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으니.
수영장 운영시간이 터무니없이 짧았다는 것.
직원에게 문의하니 이른 아침부터 13시까지만 운영한다고 한다.
아쉬워하는 나에게 구경이라도 하고 가라고 한다.
내 로망 속의 아름다운 모습!
푸른 하늘과 밝은 태양빛에 하늘색 타일의 수영장물이 더욱 빛난다.
스케줄대로 영업이 종료되어 풀장 안에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사진은 더 잘 나왔을 수도.
수영은 못하고 가지만 그래도 찍은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기쁜 마음으로 리도를 나올 수 있었다.
이제 공원을 조금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할 예정이다.
직접 돌아보는 브록웰 공원은 정말 넓었다.
시설도 이래저래 잘 갖추어져 있었다.
다음으로 내 눈을 잡아 끈 것은 BMX장.
내가 도착할 때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내 뒤로 바로 런던의 10대 자전거족 친구들이 들이닥쳤다.
코흘리개부터 중학생들로 이루어진 다양한 연령의 집단.
나 어릴 적을 생각하면 보통은 또래들끼리 놀았던 것 같은데 아마 런던의 동네 친구에는 나이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나이 차이가 나서 관심사의 핀트가 맞지 않을지 모르지만 작은 동생들도 챙긴다 생각하면 훈훈한 모습이다.
잠깐 인사를 나누고 그들의 플레이를 담아보았다.
다음으로 공원의 매점을 찾아 떠났다.
매점은 바로 어린이 놀이터 안에 위치하고 있었다.
덕분에 아이들의 웃음을 잔뜩 들을 수 있었다.
귀여운 아이디어의 표지판.
여기는 렘베쓰 구가 되겠다.
매점에 도착했다!
매점은 아이스크림을 잔뜩 팔고 있었다.
개별포장된 공산품 매그넘 초코바부터 각종 소프트 아이스크림까지.
아이스크림 메뉴뿐만 아니라 버거, 샌드위치 등 간단한 식사류도 판매하고 있었다.
물론 손님들은 모두 아이스크림만 구매하고 있어 어떤 모습으로 판매되는지는 볼 수 없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먼저 구매한 친구의 아이스크림이 너무 예쁘게 생겨서 사진을 부탁했다.
메뉴판에 따르면 버블검 맛으로 추정이 된다.
어머니와 함께 소풍을 나온 모양.
행복한 시간 되렴!
나의 선택은 로투스 맛!
몇 년 전 로투스 크림 찹쌀떡을 먹은 이후로 로투스가 들어간 음식을 보면 거부할 수가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분명 3파운드짜리 저 초코막대과자 flake가 없는 것을 주문했고, 값도 그렇게 치렀는데??
어째서인지 직원은 flake가 하나 들어가 있는 것을 쥐어주었다.
기분 좋게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룰루랄라 다시 공원길을 나섰다.
맛 역시 훌륭했다.
어린이 놀이터 옆에 작은 연못과 새들이 있었다.
비둘기들과 오리, 그리고 저 커다란 새가 있었는데, 저 커다란 놈들은 깡패 같은 놈들로 무력으로 비둘기들을 쫓아내며 사람들이 주는 모이들을 차지하고 있었다.
'내가 브록웰 오함마여!'
누가 그렇게 모이를 주고 있나 봤더니 파랗게 염색한 머리의 누나가 범인이었다.
그녀는 새들에게 모이를 주는 것을 한껏 즐기고 있었다.
인터뷰해보니 공원에서 새들에게 모이를 주는 것이 몇 안 되는 자신의 취미이자 힐링 포인트라고 한다.
그녀가 내게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손바닥에 모이를 얹으면 부리로 콕콕콕 집어 먹는데 아프지도 간지럽지도 않았다.
묘하게 기분 나쁘지 않은 촉감이라 표현하겠다.
새 모이 주기 체험을 마지막으로 브록웰 공원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해가 너무 뜨거워서 슬슬 실내로 들어가고 싶었기에 적절한 타이밍이었다.
다음 목적지는 테이트 브리튼이다.
모두 기대해주시길.
ep.30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