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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한진 Sep 16. 2024

ep.33 TV는 사랑을 싣고-'영국 브리스톨 中편'

편지 전달, 그리고 브리스톨 관광 시작

#사진을 클릭하면 커져요!
#그리고 다시 누르면 작아져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가게의 문을 열었다.

왜 내가 떨리는지 모르겠다.

그 시절 TV는 사랑을 싣고의 천정명 리포터처럼 용기를 내어 안으로 들어섰다.



전형적인 동네 작은 마트의 풍경.

사람은 없었다.

잠깐 구경을 하고 있으니 남자 사장님이 나타났다.

그분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더니 금방 여사장님을 불러주셨다.

사장내외는 부부로 함께 한국식료품점을 운영하고 계셨다.

다행히 예전의 그 부부가 그대로 그 자리에 있는 셈!

그렇다면 미션 성공이다.


여사장님이 오시고 편지 전달을 완료했다.

서로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자신이 힘이 되었다는 것과 자신에 대한 좋은 기억을 만들었고, 또 잊지 않고 이렇게 소식을 전해주어 감사하다고 하셨다.

오랜 시간, 먼 거리를 건너온 마음의 편지는 이렇게 당사자에게 전해질 수 있었다.



해피엔딩, 그리고 배달료로 받은 비타 500 한 병


손에 쥐어주신 비타 500으로 원기보충을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섰다.

길지 않은 대화를 나누며 브리스톨에서 가볼 만한 곳들을 추천받았다.

운하 쪽이 핫한 곳이고 전통의 볼거리로는 마을 외각 절벽을 이어주는 어떤 다리가 있다 했다.

오늘 저녁에 돌아가야 하는 일정으로 시간이 많지 않아 운하 쪽을 마스터하고, 다리는 마침 운하 끝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멀리서 보는 것을 목표로 동선을 짰다.


다시 왔던 언덕을 내려가는 길.

그런데 인파가 한 교회에서 쏟아져 나온다.

알고 보니 오늘이 부활절이었던 것.

사람들은 달걀이 가득 든 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궁금해서 내부에 들어가 보았다.

이미 행사가 다 끝난 상태라 특별한 건 없었다.

계란... 맛있겠다...



행사가 파하고 어수선한 내부
쨍한 색감이 좋다.


아, 브리스톨이 바로 유명한 뱅크시의 고향이다.

그래서 도시 곳곳에 뱅크시의 작품들이 남아있다고 한다.

내려가는 길에 본 이 작품이 뱅크시가 직접 만든 것인지 추종자들의 모작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한 컷 남겨보았다.



그리고 다시 내려온 도시 센터.

익숙하게 반지하 광장을 통해 길을 건넜다.


왔던 길은 두렵지 않다.


이제 운하 쪽으로 움직인다.

아까와 정반대의 방향으로 보이는 풍경이 다르다.

확실히 도심이라는 느낌이 드는 곳으로 주민도, 관광객도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귀여운 소 / 길을 건너려면 누르시오
저녁 장소로 눈여겨본 작은 광장의 푸드 키오스크


운하 근처에는 역시나 사람들이 붐볐다.

강변의 녹지와 길, 가게, 어디 하나 한산한 곳이 없었다.

브리스톨이란 도시가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일 줄이야.

아니면 도시의 모든 사람이 한 곳에 모여있어서 밀도가 높아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다.


운하 옆의 근사한 업무 빌딩. 찾아보니 로펌이라고 한다. 역시나 좋은 위치에는 좋은 회사가 들어온다.
거기가 네 자리냐?

운하와 근처를 종횡무진 다녔다.

방황을 멈추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다음 목적지는 한 미술관.

Arnofini라는 곳으로 정확한 정보가 없이 일단 가보기로 했다.



무료입장으로 완벽한 장소였다.

규모가 작지도 크지도 않다.

갤러리는 크다고는 못하지만 3~4층 규모로 작지도 않다.


화장실도 합격!
Just a regular window


짧고 굵게 미술관 관람을 완료했다.

이제 다음 목표는 운하 구역 끝자락으로 가 멀리서 유명한 다리를 조망하는 것.

오늘의 전체적인 동선은 역 'ㄴ'자로 그려질 수 있겠다.

지도로 보면 거리가 상당하다.

운하 구역 서쪽 끝에서 빨간 마크가 되어있는 다리가 보이지 않을까 바라며 이동했다.



계속해서 물을 끼고 걸었다.

작은 카니발도 발견.

사진을 찍고 계속해서 이동.



서쪽으로 갈수록 관광지에서 멀어지며 주거지가 나왔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사람이 줄어들었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었다.


브리스톨의 마지막 여정은 이어서 하편에서 이어진다.





ep.33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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