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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표 Dec 04. 2018

리디북스, 창업 10년 만에 매출 665억을 거둔 비결

단 3명이서 창업한 e북 업체가 기업가치 2300억 원으로 성장한 비결은

<리디북스 경영 상황>

-2009년 창업, 2017년 연매출 655억 원(영업적자 16억 원)

-현재 코스닥 상장 준비 중(적자 기업도 성장성을 바탕으로 상장할 수 있게 한 '테슬라 요건 상장' 고려)

-미래에셋벤처, 프랙시스캐피탈 등으로부터 300억 원대 투자 유치, 2016년 기업가치 2300억 원


<리디북스에 대한 도전과 대응>

-정액제 무제한 e북 대여 모델이 확산되며 밀리의 서재와 경쟁 (현재 대여 권수 기준 경쟁업체의 10분의 1 수준)

-리디북스도 무제한 e북 대여 서비스인 리디셀렉트 출시.

-리디셀렉트를 통해 비커밍(미셸 오바마), 골든 아워(이국종 교수) 등 초대형 화제작 독점 공개

-소설가 장강명 등 유명 작가 섭외해 리디셀렉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아웃스탠딩, 책 끝을 접다 등 콘텐츠 기업 인수해 젊은 층에 맞춘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제공  


'한국의 지식 플랫폼' 시리즈에서 다룰 두 번째 회사는 국내 최대 e북 판매·서비스업체 '리디북스'입니다. 시리즈 첫 번째 글에선 2018년 한 해에만 100억 원의 투자금을 모은 e북 대여업체 '밀리의 서재'를 다뤘었는데요. 글이 나간 후 댓글 등을 통해 e북 시장의 최강자 리디북스에 대해서도 분석해달라는 요구가 많았습니다.


리디북스가 내놓은 e북 단말기 페이퍼



이번 글을 작성하기 전까지만 해도 리디북스에 대해서 대형 서점이나, 대형 출판사가 뒤에 있는 업력이 오래된 회사 혹은 대기업·중견기 계열사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요. 검색을 시작하고 몇 분 지나지 않아서 이 회사가 2009년에 단 3명이 창업해서 만든 회사라는 걸 알았습니다. 자본금 1억 원으로 시작해서 10년 만에 매출 655억 원(2017년 기준)을 기록하고 현재는 코스닥 시장 입성을 준비하고 있고요. 2014년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으로부터 80억 원을, 2016년엔 프랙시스캐피탈 등으로부터 200억 원을 투자받았고요. 2016년 투자 당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2300억 원에 달합니다.


이번 글에선 작은 스타트업이던 리디북스가 교보문고, 예스 24, 알라딘 등 대형 서점은 물론 삼성전자, SKT, 네이버 등 대기업이 내놓은 전자책 서비스들을 차례차례 꺾어나가면서 어떻게 업계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봅니다.


리디북스는 177만 여권의 전자책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최대 e북 판매업체입니다. 역시 국내 최대 규모인 2300여 곳의 출판사와 제휴해서 e북을 공급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9년 창업 이후 현재까지 모두 3억 9000만 여권의 책이 리디북스를 통해 다운로드됐습니다.  


2017년 매출 665억 원, 코스닥 상장 준비


매출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2014년 186억 원이던 매출이 2017년 665억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3년간 약 260% 성장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6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2017년에도 16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리디북스가 지난 10년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는 스마트폰에 특화된 e북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내놓은 것이 꼽힙니다. 리디북스는 2009년 설립 당시부터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화면으로 편하게 볼 수 있는 e북 서비스를 내놓는데 집중했습니다. 어떤 기기와 운영체제(OS)에서라도 서비스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한 거죠. "소프트웨어를 사업의 본질로 정의를 내렸다"는 게 배기식 리디북스 대표의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애플사의 맥북에서도 전자책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2016년 기준)하는 것도 소프트웨어야 말로 리디북스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2009년 마침 국내에서 아이폰 열풍이 불면서 스마트폰 보급 대수가 크게 늘어난 것도 스마트폰에 특화된 리디북스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힙니다. 운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도 할 수 있고, 그만큼 트렌드의 변화를 잘 예측하고 준비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배기식 리디북스 오너 CEO


모든 기기, OS(운영체제)에서 서비스 가능


1979년생인 배기식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2006년 삼성전자에서 2년 반 동안 벤처투자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벤처투자 업무를 하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던 그는 2008년 회사를 나와 사업을 시작합니다. 대학 동아리 후배 두 명과 함께 시작한 회사가 리디북스입니다.


이번 글을 준비하면서 배기식 대표가 그동안 언론과 했던 인터뷰를 거의 대부분 읽어봤는데요. 기사들을 보면 시간에 지남에 따라 회사가 쑥쑥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3년 기사에선 "400만 다운로드의 비결"이란 말로 제목을 뽑았네요. 현재는 누적 다운로드 수가 약 4억 건이니 5년 사이에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장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보면 배 대표의 경영 철학과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리디북스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제도 등에 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그 부분까지 다루면 글이 너무 길어질 거 같아 이번 글에선 생략합니다.


밀리의 서재에 대해서 다룬 지난번 글에서 이 회사가 100억 원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이병한, 변요한 같은 스타들을 데려다 TV CF를 찍고, 또 이들과 같은 유명인의 목소리로 책을 요약해서 들려주는 리딩북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월 9900원에 2만 5000여 권의 책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월정액제 서비스를 밀어붙이고 있다고도 말씀드렸고요.


밀리의 서재 광고모델인 변요한(왼쪽)과 이병헌


월 정액형 구독모델의 등장이라는 새로운 도전


아직은 e북 시장 자체가 커지는 상황이긴 하지만 밀리의 서재라는 강력한 경쟁업체가 등장하면서 리디북스의 입지가 흔들리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리디북스 역시 월 정액제 무제한 e북 대여 서비스인 리디 셀렉트를 서비스 중입니다. 2018년 11월엔 대여 권수를 무제한으로 풀기도 했고요.


하지만 대여 부분만 놓고 봤을 때는 아직은 리디셀렉트가 밀리의 서재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우선 대여 가능한 책이 밀리의 서재의 10분의 1 수준인 약 2500권 수준입니다.


물론 리디셀렉트가 더 우위에 서있는 강점도 많습니다. 첫째 책의 수 자체는 적지만 대여 상품으로 내놓은 대부분의 책들이 베스트셀러라는 점이 있고요. 둘째 월 정액 서비스 가격이 6600원으로 경쟁사보다 저렴하다는 점. 셋째 국내에서 가장 많은 2300여 곳의 출판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만큼 빠른 속도로 책장에 책을 채워 넣을 수 있다는 점. 넷째 10년 동안 e북 판매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쌓아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별, 연령별, 직업별, 독서 취향별로 어떤 책을 선호하는지 국내에서 가장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힙니다. 데이터를 갖고 있는 만큼 독자들이 가장 선호할 만한 책들을 갖춰놓을 수 있다는 말이죠.



유명 작가 섭외, 콘텐츠 업체 인수를 통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주력


리디북스는 전자책 시장이 월 정액제 대여 모델로 변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리디셀렉트에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첫째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과 이국종 교수의 골든아워 등 화제작들의 e북을 리디셀렉트를 통해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의 관심을 확 잡아끌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둘째 유명 작가와 계약을 맺고 리디셀렉트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리디셀렉트에서는 인가 작가 장강명 씨의 SF 신작 '노라'가 연재를 시작했는데요. 리디셀렉트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독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죠. 플랫폼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결국 콘텐츠의 질이 승부를 가를 수밖에 없는데요. 넷플릭스, 유튜브 등이 너나할 거 없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장강명 씨는 밀리의 서재에서 북포스트와 리딩북도 만들고, 리디셀렉트에선 따로 연재도 하고 e북 업체들이 가장 선호하는 작가인 것으로 보이네요. 아무래도 e북의 주 이용자층인 젊은 독자들이 좋아하는 작가이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이처럼 플랫폼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몸값도 저절로 오르기 마련입니다.

셋째 다양한 콘텐츠 제작업체들을 인수하면서 독자들에게 책뿐 아니라 다른 지식도 전달하는 '지식 콘텐츠 플랫폼'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리디셀렉트뿐 아니라 리디북스 사업 전체에 해당하는 말인데요.


최근엔 스타트업과 IT 트렌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온라인 매체인 '아웃스탠딩'을 인수했습니다. 아웃스탠딩은 전통적인 기사 문법 대신 이모티콘, 웹툰, 블로그 글의 형식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게 특성인 미디어 스타트업인데요. 아웃스탠딩 인수를 통해 IT분야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역시 리디북스의 주 이용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결과겠죠. 올해에는 이뿐 아니라 책 줄거리를 카드 뉴스 형태로 제작해 소개하는 '책 끝을 접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디노먼트를 인수하는 등 리디북스를 통해 제공하는 콘텐츠의 종류를 늘리려 하고 있습니다.  책 끝을 접다의 경우 밀리의 서재의 리딩북, 북포스트, 북클럽과 같이 독자들에게 책의 구매, 대여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국내 1위 e북 판매업체인 리디북스의 경영 상황과 그동안의 성공 전략, 그리고 월 정액제 구독 모델의 등장이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리디북스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한국의 지식 플랫폼' 시리즈에선 앞으로도 윌라, 퍼블리, 북저널리즘, 팟빵, 페스트 캠퍼스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플랫폼 혹은 제작업체에 대해서 다뤄볼 예정입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홍선표 한국경제신문 기자

ricketygo@naver.com


(출간 한 달만에 1쇄 3000부를 모두 팔고, 교보문고 CEO 필독서로 선정된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의 PDF 파일을 무료로 공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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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표 기자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써먹는 경제경영'을 들으시면 경제경영 이슈에 대한 쉽고 깊이있는 설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뽑은 TOP 10 채널입니다.)


(유튜브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팟빵에서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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