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ulative Design 3
앞서 소개한 스페큘레이티브 디자인 1편, 어떻게 보셨나요?
2편에서는 스페큘레이티브 디자인을 직접 해볼 수 있게 미래를 디자인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기존의 디자인씽킹과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하려고 합니다. 툴을 써보는 것으로 단번에 미래를 디자인하는 방법을 이해하고 비평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만큼 쉬운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생각을 조금 더 멀고 확장된 미래로 뻗어나갈 수 있게! 기본적인 방법부터 소개해보겠습니다.
[2편 1부]
미래디자인의 전제조건
미래디자인 방법 1. 미래 변화의 신호 찾기 (Signal)
미래디자인 방법 2. 신호를 현재 사회와 연결하여 증폭시키기 (STEEP analysis)
미래디자인 방법 3. 3. 미래의 양상 간의 연결 (Futures Wheel)
[2편 2부]
미래디자인 방법 4. 바라는 미래로 수렴하기 (Futures Cone)
미래디자인 방법 5. 미래를 위해 현재를 설계하기 (Backcasting)
퓨쳐씽킹(Future Thinking)과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은 무엇이 다를까?
미래학자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아맞출 수 있어서 미래를 조망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현재를 면밀히 관찰한 것을 기반으로 커다란 흐름을 읽어내고 미래를 조망합니다.
스페큘레이티브 디자인은 미래 시점을 거시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미래학(Futurology), 미래 디자인(Futures Design), 비평적디자인(Critical design)과 미래를 대하는 생각법(Futures Thinking)을 공유하고 있는데요, 그 기본 요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미래디자인의 결과물을 놓고 정말 이렇게 될 확률이 얼마나 있는지, 이렇게 될 거란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 것 자체가 옳은 질문이 아닙니다. 미래디자인은 얼마나 예측을 잘했느냐가 아니라, 미래의 가능성을 얼마나 다방면으로 예측해보았고, 그 미래 예측을 가지고 어떤 담론을 나누었으며, 이 예측된 시나리오를 통해 우리가 ‘바라는’ 미래의 방향을 선택하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래디자인을 잘하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요? 지금부터 미래를 여러 측면에서 조망하고, 다양하게 확장시킨 미래를 수렴할 수 있게 돕는 방법론을 소개해볼게요.
디자이너들은 현재를 관찰하고, 현재의 유저들이 겪는 문제에서부터 변화의 단초를 찾아냅니다. 그러나 미래디자이너는 현재에서 시그널(Signal)을 찾아냅니다.
시그널이란 무엇일까요? 시그널은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작은 현상이나 사건 중,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시그널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뉴스나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뉴스에서 예를 가져와 볼게요.
'더 센 놈 ‘고대 바이러스’가 온다’ - 기사 출처 아마존 AI '음성 복제' 신기능 논란 - 기사 출처
이 기사들을 어떻게 시그널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과거의 시그널이 현재에 영향을 준 예시로는 eBay를 들 수 있습니다.
1995년 등장한 eBay는 개인이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고팔며 첫 개인 간 거래 플랫폼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그런데 eBay가 왜 시그널일까요? 바로 서로 모르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 평판을 통한 신뢰로 거래를 하는 시스템을 처음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평판이 온라인에서 일종의 화폐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면서, 평판이 좋은 판매자의 상품을 선호하게 됩니다.
이 평판 시스템은 우리 사회에 영향을 주었는데요, 과거에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모르는 사람 차에 타지마라“ 라고 했지만, 이제는 평판을 보고 우버에 탑승하기도 하고요, 별점 후기는 영화, 식당, 맛집 등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LinkedIn을 통해 본 적 없는 사람에게 채용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미래의 변화의 싹을 틔우는 가능성이 보이는 사건이나 기술, 행태를 시그널로 여길 수 있습니다.
사회문화적(Social), 기술적(Technological), 경제적(Economic), 생태학적( Ecological), 그리고 정치적(Political) 단어의 앞글자를 모아서 만든 STEEP은 거시환경분석 도구로, 산업 내에서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시적인 환경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한 방법론입니다. 경영이나 마케팅 분야에서 오래전부터 쓰이고 있는데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신기술에 대해 STEEP분석을 적용합니다.
미래디자인에서는 이 STEEP분석을 앞서 발견한 시그널이 커질 경우 어떤 결과가 펼쳐질 수 있는지 상상해보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앞서 시그널로 뽑았던 고대 바이러스 출몰 예시에 STEEP을 대입해볼까요?
Futures Wheel은 STEEP과 비슷하게 하나의 시그널을 가지고 다방면으로 확장하는 도구입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시그널을 중앙에 두고, 그 바깥의 첫 번째 원에 시그널에 대한 직접적인 결과를 적습니다. 그런 다음 그것들을 서로 결합하여 2차로 펼쳐질 결과를 생각해봅니다.
위의 방법으로 앞의 STEEP에서 상상한 결과들을 2차적으로 결합해볼까요?
STEEP이 1차적인 결과를 사회적, 기술적, 경제적, 생태학적, 정치적으로 보는 렌즈를 제공했다면, Futures Wheel은 1차적인 결과의 다음 결과, 또는 1차적인 결과끼리 연결했을 때 발생하는 2차적 결과를 예측해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더욱 먼 시점이나 다양한 측면에서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2편의 2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 라이트브레인 CX컨설팅그룹 김성미
[스페큘레이티브 디자인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