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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대표는 최대리 Dec 11. 2017

평창, 이놈의 평! 창!

다사다난했던 평창 인터랙티브 기사 제작 후기

이렇게 긴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은 처음이었다. 1월 언론진흥재단 공모를 시작으로 12월 릴리즈. 장장 1년 여간의 기획부터 업체 선정, 섭외, 촬영, 릴리즈까지. '평창이 온다'(프로젝트 명: 설원 위의 도전)가 드디어 오늘 릴리즈 되었다(링크: http://interactive.chosun.com/)

드디어 끝났다 띵창! 함께해서 즐거웠고 다신 보지말자!


 2017년 신규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언론진흥재단 기획취재 지원 사업. 우리는 다가올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춰 해당 사업에 지원을 했고 인터랙티브 기사 부문에 선정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초기 프로젝트 기획에서 가장 고려했던 점은 '어떤 선수를 선정할 것인가'였다. 기존의 선수 기록, 종목의 역사 등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기사와 차별점을 주기 위해, 혼혈, 귀화, 유망주, 금메달 가능성, 인생 히스토리 등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선수들을 물색했다. 스토리 구성 작가를 섭외해 시나리오와 구성을 진행하고 개발 업체와 빠르게 미팅을 진행해 가용 금액 안에서 계약을 진행했다. 그렇게 해서 초기 선정된 선수는 크로스컨트리의 '김 마그너스', '이채원' 선수, 스키점프의 '김현기', '최서우', '최흥철' 선수. 그러나 시작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생긴 섭외 문제.


시나리오가 너무 인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힘들다.

 노르웨이 혼혈인 김 마그너스 선수 측에서 일전에 K사의 보도로 인해 훈련에 차질을 빚은 경험이 있어 취재에 응하지 못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김 마그너스 선수의 에이전시와 여러 비공식 루트를 통해 설득하려 애를 써봤으나 했으나 대답은 단호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대안을 찾았고, 대안은 바로 스피드 스케이트의 전설을 쓰고 있는 국가대표 이승훈 선수였다.


인터뷰가 끝난 뒤, 이승훈 선수와 샤니 데이비스 선수와 순두부 뿌심
2017. 09.07 2017 Winter Games NZ. 이채원 선수와 후배 주혜리 선수가 맹연습 중이다. 

 급하게 취재 선수가 바뀌었지만, 훈남 스피드 스케이트·매스 스타트 선수인 이승훈 선수의 훈련 및 인터뷰는 8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한국 크로스컨트리 여제인 이채원 선수의 인터뷰 및 시합 촬영은 9월 뉴질랜드 퀸즈타운에서 잘 마무리됐다. 대한스키협회의 도움으로 영화 '스키점프'로 반짝 인기를 얻었던 스키점프 국가대표 김현기, 최서우, 최흥철 3명의 선수 취재는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경기장에서 진행했다. 내부 5~6인의 인력이 촬영과 인터뷰, 행정 처리 등을 돌아가면서 했다.  


한 여름의 스키점프 훈련


프로젝트는 크게 1) 기획 2) 기술 구현 3) 제도상 처리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다. 자세한 세부 내용보다 해당 부분에서의 애로사항을 기록으로 남겨두려 한다.  


 기획 취재의 기획단에서의 문제는 섭외 실패 후, '빠른 대안 찾기'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초기 언론진흥재단 지원 사업 모집 공고 당시부터 김 마그너스 선수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해당 선수의 섭외가 어려워 기획이 어그러질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기사 몰입도가 떨어진 것은 더 말해 무엇하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기획이 순간적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해 '플랜 B'를 반드시 반드시 염두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비용'에 대한 문제다. 대부분의 인터랙티브 기획 기사를 시작할 때는 '우리도 2012년 디지털 저널리즘의 한 획을 그은 뉴욕타임스의 '스노우폴'을 뛰어넘는 기사를 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 획을 그으려면 정말 크게 한 장(?)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디지털 인터랙티브 기사의 획을 긋기 위해서는 기획 못지 않게 '돈'도 중요함


 제약 조건 중 하나인 '계열사 및 자회사에 지원 사업금을 사용할 수 없다'는 항목으로 인해 기존 인터랙티브 기사나 웹 개발 등을 진행했던 디지틀조선 이외의 업체를 물색했다. 기존 인터랙티브 웹 기사 레퍼런스가 있는 업체 중 가장 의욕이 넘치는 업체와 계약 진행했으나,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과 마무리 단계에서 프로답지 못한 일처리로 인해 아쉬움이 많았다. 비록, 낮은 비용과 릴리즈 시점이 늘어져 고생했을지라도.


세 번째로는 'e나라도움'이라는 지원 시스템의 문제이다. e나라도움이라는 정부 지원 시스템은 고등 교육을 받은 언론사 직원들에게도 크나큰 짐이었다. 실 교육을 언론진흥재단 측에서 진행해주었지만 집행 방법도 복잡하고 그간 사용했던 내역을 비용 처리하기 위해 모든 건수를 하나하나 입력해야만 했기에 엄청난 디지털 노가다 작업이었다고 담당했던 후배가 평가했다. 이러한 문제점은 우리만 느낀 것이 아니다. 하단 링크 참조 바란다. 


'e나라도움'의 실체(실체라고 하기는 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크게 두 가지를 느꼈다. 하나는 '정부 지원 사업의 행정 업무는 무간지옥(無間地獄)과 같다'이며 또 '기획도 중요하지만 비용을 들인 만큼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옥이 문제든, 돈이 문제든, 아무튼 '평창이 온다'. 이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한국언론재단에게 다시 한번 큰 감사의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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