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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JEONG Oct 24. 2023

어떻게 그렇게 변하니?

충고, 판단, 지적보다는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시선이 먼저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고들 한다. 


신혼 때는 참 많이도 싸웠다. 우리 두 사람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를 둘러싼 여러 환경들과 사건들로 인해 서로가 예민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보다는 나에 맞게 상대방을 맞추려는 생각들이 훨씬 더 많았다. 30년 넘게 각자 다른 환경에서 다른 사람들과 지내왔는데 어찌 모든 걸 맞추고 이해시킬 수 있으랴. 그래서 속으로 '이래서 사람들이 이혼이란 걸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행복한 일상이다. 서로를 그대로 존중하고 인정하려는 노력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불편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뭐랄까... 내가 이해해 주고 따라주면 저 사람도 나를 그렇게 바라봐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들어주고 이해해 주려다 보니 어느덧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는 일이 엄청 줄었음을 안다.


대화법이 바뀌었고, 사전에 많은 이야기들을 나눈다. 공감대가 있어야 설득을 시키려 하는 것이 쉬워짐을 안다. 


그래도 사람인지라 때로는 다툼은 있다. 그래도 오래가지는 않는 것이 다행스럽다. 아내 역시 많은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고민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좋다. 


아이들 역시 자기가 어디가 아파서 학원 가기 어렵다는 말을 한다. 겉보기엔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고 그 정도 아픈 건 얼마든지 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적어도 "돈 아까워서라도 가서 배우고 와"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나름 존중해 주려 애쓴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과 아내, 나와의 사이에는 부모와 자식 간의 교감이 많이 쌓여 있는 듯하다. 중2병이 왔을 법도 한데 아직까지는 커다란 갈등은 발생하지 않는다. (아직 오지 않았을 수도...)


회사에서도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억지로 바꾸려고 했던 것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업무상에서 벌어진 실수로 인해 생긴 여러 일들은 억지로라도 서로 싫은 소리를 하긴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사람이 사람을 바꿀 수는 없다고 믿는다. 다만 바뀌는 건 그 스스로가 느껴야만 할 때다. 나 역시 아내와의 관계가 그랬듯 나 자신 스스로가 너무 힘들어 상담을 받던지 책을 읽든지 하면서 느끼지 않는 한 바뀌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도 타인을 바꾸고자 한다면 지적하고 판단하고 충고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며 바라봐 주는 모습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어느덧 세월이 흘러 서로를 바라볼 때 "어떻게 그렇게 달라질 수 있었을까요?"라는 질문을 서로에게 웃으며 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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