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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Sep 19. 2024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 울산 동구의 새로운 도전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 울산 동구의 새로운 도전과 미래


울산 동구는 오랫동안 대한민국 조선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산업 구조의 변화와 지역 경제의 다각화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동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필자는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 조성을 제안한다. 이는 단순한 산업 구조 개편을 넘어, 지역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산업도시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머물고 싶은 동네'를 만드는 것이다. 전통적인 산업 중심의 도시 구조는 일과 삶의 균형, 문화적 다양성, 창의성 육성 등의 측면에서 한계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많은 도시들이 창조지구 조성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창조지구는 산업과 문화, 주거와 상업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으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혁신을 만들어내는 장소다. 울산 동구의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은 이러한 창조지구의 개념을 적용한 혁신적인 도시 재생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의 비전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은 울산 동구의 역사와 문화, 산업적 특성을 결합한 창조지구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조선해양이라는 지역 고유의 자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적,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주요 콘텐츠로는 조선해양 산업, 사택도시의 역사, 그리고 '小이태원'으로 불리는 꽃바위 문화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은 지역의 특색 있는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의 개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국내외 유사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스웨덴 말뫼의 닥카 지구와 한국 통영시의 두 가지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스웨덴 말뫼 닥카(Dockan) 지구

스웨덴 말뫼의 닥카 지구는 과거 조선소 부지를 창의적으로 재개발한 사례다. 이 지역은 현재 문화, 비즈니스, 주거가 공존하는 혁신적인 복합 공간으로 변모했다. 말뫼 현대미술관, 테크 기업 오피스, 해변 산책로 등이 어우러져 있으며, 특히 산업 유산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 용도로 활용하는 방식이 돋보인다. 닥카 지구는 역사성 보존, 복합 기능, 해양과의 연계, 혁신 생태계 조성 등의 측면에서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 구상에 참고할 만한 요소들을 제공한다.


그러나 닥카 지구가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의 완벽한 모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지구는 조선해양이라는 특정 테마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보다 일반적인 도시 재생과 혁신 공간 조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조선해양 특화 콘텐츠의 부재, 크리에이터 지원 인프라의 한계, 교육 연계의 미흡 등이 한계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통영시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

통영시의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는 지역 문화를 기반으로 한 창의적인 소상공인들의 혁신 역량을 활용하여 골목상권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컬스티치를 대표기업으로 민간이 주도하며, 통영의 문화적 정체성을 담은 로컬 크리에이터 발굴과 지속가능한 상권 창출에 초점을 맞춘다. 로컬브랜드 창출, 장인학교 운영, 동네상권컨설팅, 동네단위 크라우드 펀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항남동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로컬 크리에이터 중심의 접근, 지속가능성 강조, 관-민 협력 모델, 소규모 상권 중심의 개발, 다각적 지원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울산 동구의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 개발에 유용한 참고가 될 수 있다. 다만, 통영시의 프로젝트가 특정 산업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전반적인 지역 문화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통영시 먹거리 관광산업화 프로젝트

통영시의 먹거리 관광산업화 프로젝트는 유명 외식사업가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와 협력하여 지역의 수산물 자원을 활용한 관광 산업 발전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젝트는 외식산업개발센터 설립, 큰발개 수산 식품 특화 마을 조성, 특산물 메뉴 개발, 인력양성 및 창업지원 등을 포함한다. 지역 특화 자원 활용, 전문가와의 협력, 교육과 산업의 연계, 관광과 산업의 융합 등의 측면에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청년 인구 유입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적지만, 지역의 특화 자원을 활용한 산업 육성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울산 동구의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 구상에 전문가 협력 모델, 교육-산업 연계, 관광 요소 도입, 지역 자원의 창의적 활용 등의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다.


육성 산업과 기대 효과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을 통해 육성하고자 하는 주요 산업 분야는 다양하다. 먼저 해양레저 산업으로, 카누, 서프보드, 패들보드 등 해양스포츠 장비와 관련 패션, 소품, 기념품, 예술 작품 등을 포함한다. 해양레저 산업은 선박 건조와 해양 관련 기술을 보유한 울산이 특화할 수 있는 산업이다. 서핑, 요팅 등 해양스포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위한 시설을 설치하고 일상적인 문화로 정착시키며 산업화하는 지역은 아직 없다. 


로컬푸드 식가공 산업도 주목할 만하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샤퀴테리, 통조림, 건어물(김부각 등), 레토르트 식품, 해조류 스낵, 펫푸드 등의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 이러한 식품 가공 산업은 로컬 콘텐츠 타운에서 공방 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 식품 공방은 지역의 농수산물에 부가가치를 더하고, 소비자들의 로컬 푸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립서점, 카페, 베이커리, 게스트하우스, F&B, 공방, 웰니스 샵, 체험 공간 등 보편적인 상권 콘텐츠의 유입도 중요하다. 이 중 일부는 조선해양 콘텐츠를 수용할 수 있다. 글로벌과 로컬을 융합한 다양한 콘텐츠로 콘텐츠 타운과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조선해양 콘텐츠 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관광객 유치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울산과학대학교의 로컬 콘텐츠 전공 개설이나 울산AR/VR제작지원센터, 미술관, 문화관광재단 등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로컬 콘텐츠 타운 공간 구성과 기능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 내에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복합 공간들이 입주할 것으로 기대한다. 주요 시설로는 공방, 스튜디오, 복합문화공간, 공유주거, 공유오피스, 스테이, 아티스트 레지던스 등을 예상한다. 이러한 공간들은 창작자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공간과 활동의 중심에는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라는 앵커기관이 자리 잡을 것이다. 이 기관은 단순한 작업 공간을 넘어, 창업자, 상인, 주민들의 조선해양 콘텐츠 사업화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는 지역의 창의적 인재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혁신의 허브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울산 동구의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은 앞서 소개한 사례들과 비교하여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이 프로젝트는 조선해양이라는 특정 산업을 중심으로 콘텐츠와 창조 산업을 발전시키고자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말뫼의 닥카 지구가 일반적인 도시 재생에 초점을 맞췄다면, 울산의 프로젝트는 지역의 핵심 산업을 바탕으로 한 특화된 발전 모델을 제시한다.


둘째, 통영의 사례들이 주로 지역 문화나 음식 등 기존 자원을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둔 반면, 울산의 프로젝트는 첨단 기술과 전통 산업을 융합한 새로운 콘텐츠 창출을 목표로 한다. 이는 단순한 관광이나 문화 산업을 넘어, 미래 지향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 통합적 지원 시스템은 다른 사례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울산만의 독특한 접근 방식이다. 이를 통해 창작, 생산, 유통, 소비가 한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울산의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은 관련 공간과 시설을 도보로 연결된 한 지역에 집적시킨다는 점에서 또 다른 차별성을 갖는다. 이러한 공간적 집약은 창작자, 기업, 주민들 간의 자연스러운 교류와 협업을 촉진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히 시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된 창조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의 역사적 의미와 미래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 조성은 울산 동구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다. 이 프로젝트는 울산 동구의 역사와 정체성을 새롭게 해석하고, 미래 지향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적인 시도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동구가 추진하는 조선산업 고도화와 첨단 지식 산업 유치 정책을 보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울산 동구는 단순한 산업 도시에서 창조적 문화와 혁신의 허브로 진화할 수 있다.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은 동구 경제를 문화콘텐츠와 생활산업으로 다양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는 기존 산업 구조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경제적 탄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더불어, 이 프로젝트는 '머물고 싶은 동네'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다양한 문화와 창의성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첨단 산업 인재의 정주 여건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동구가 유치하고자 하는 첨단 지식 산업 인재들에게 매력적인 생활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인재 유치와 유지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울산 동구의 이러한 접근은 한국의 산업 도시들이 직면한 과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은 울산 동구뿐만 아니라 한국의 다른 산업 도시들에게도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선례가 될 것이다. 산업과 문화, 역사와 미래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 새로운 도시 모델은, 지속가능한 발전과 창조적 혁신을 추구하는 미래 도시의 청사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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