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여행 가는 신도시 어디 있나요? 강연에서 제가 자주 묻는 질문입니다. 없다는 답을 유도하는 질문이지만 실제 꽤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곳입니다. 울산 동구, 창원 용호동, 경주 보문단지, 대전 연구단지, 포항 효자단지, 일산 밤리단길, 파주 출판도시.
신도시 여행지는 시간의 문제일까요? 네, 한편으로는 맞습니다. 시간이 켜켜이 쌓이면 신도시도 오래된 도시가 됩니다. 따지고 보면 파리, 뉴욕, 서울도 한때는 신도시였습니다. 하지만 한국 신도시 상황을 그렇게 낙관할 수는 없습니다. 1기 신도시와 달리 2기, 3기로 가면서 신도시는 더욱더 자동차 도시로 가고 있습니다. 걷고 싶은 길과 거리, 그리고 그 길에서 사람을 유인하는 가게가 없으면 세월의 힘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성장기 저에게 중요한 정체성은 태어나서 7년 살았던 충남이었습니다. 유학시절 막연하게 충남대 교수직을 동경하여 충남대로 여행 간 적이 있습니다.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 충남대로 가는 2시간은 귀향 길인 셈이죠. 이 길은 우리 국민이 과학자에게 준 선물이기도 합니다. 곳곳에서 과학기술을 위한 우리 국민의 정성과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연구단지가 이를 잊지 않고 계속 과학자의 도시로 남으면 좋겠습니다. 대전 4시간은 신사동 트라토리아 몰토에서 인연을 맺은 최민영 사장의 궁동 퍼블릭에서 마치겠습니다. 대전 예술의전당,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한밭수목원, 엑스포다리, 엑스포 공원, 탄동천 천변길, 구성교, 과학로, 카이스트 동문(후문), 카이스트 쪽문, 어은동, 유성구청, 궁동 퍼블릭.
울산 동구에서 산업 도시의 전형을 느꼈습니다. 산업도시 44년이면 전통이 자리 잡는 것이 당연하겠죠. 교외에 사택단지를 건설한 포스코와는 달리 현대중공업은 공장 주변에 주택가와 상가를 조성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울산 동구는 도시와 산업이 격리되지 않고 융합된 모습을 보입니다. 울산 동구 모델이 포항 모델보다 우월한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울산 동구 4시간 코스는 현대중공업 정문에서 출발해서 주택가 공원을 거쳐 일산해수욕장, 대왕암, 방어진항 등 동구의 관광 코스로 이어집니다. 산책 2시간 후 다이닝 2시간을 즐길 식당은 꽃바위 이탈리안 레스토랑 그라파입니다. 동구 4시간 코스의 거리는 대략 6킬로입니다. 현대예술공원, 명덕호수공원, 히딩크드림필드, 일산지하차도 주민공원, 테라스파크, 일산해수욕장, 대왕암-방어진항, 꽃바위 그라파.
"관광지로 성공한 신도시가 있나요?" 이런저런 표현으로 신도시와 도심 아파트 단지는 지방도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해왔는데 앞으로는 이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사용할 생각입니다. 대구 동대구역사 건설 현장을 보면 이제 대구도 원도심 중심 도시문화를 잃어버릴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광역시 중 광주만이 '원 다운타운' 구조를 유지하는 도시로 남는 거죠. 물론 신도시가 잘되면 좋죠. 그런데 전 세계 어딜 가도 신도시는 문화나 경제 중심지가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작년 여의도 칼럼에서 왜 신도시가 사람과 기업을 모으지 못하는지를 설명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신도시가 자동차 중심 도시로 설계된 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문화 측면에서는 단지 구조가 문제입니다. 단지의 반대 개념은 골목인데 <서촌방향> 저자 설재우는 단지와 골목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도시화된 한국의 문화는 단지 문화입니다. 아파트 단지나 빌라 단지 등 단지 내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어요. 주상복합도 같은 개념이고요. 단지는 수직적 개념이에요... 그러나 동네 골목문화는 수평의 개념입니다... 골목은 그런 곳이에요. 사람이 섞일 수 있는 공간, 최소한의 거리, 그런 곳은 서로 자기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곳이죠. 자신이 직접 집 앞을 쓸고 관리하고 그래서 풍경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어요. 개성 있는 풍경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공간이 정신을 낳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유니타스 브랜드 시즌 2.5 볼륨 35 페이지 43)
생활 속의 과학기술문화는 불가능한 것일까요? 과학도시 대전의 일상에서 과학기술문화를 찾기 어렵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거겠죠. 우리는 일과 생활을 분리하는데 익숙합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방과 후 과학기술 테마 카페나 서점에 가고 싶지 않은지 물었습니다. 답은 명쾌했습니다. 일상에서라도 일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그래도 라이프스타일로서 과학기술문화가 가능한지 궁금해서 어제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을 찾았습니다. 정부 출연연들이 지역 사회에,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자신의 연구를 소개하고 체험케 하는 뜻깊은 행사입니다. 아무쪼록 행사에 참여한 많은 학생들이 우리나라를 이끌 과학자와 공학자로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과학자 라이프스타일 주제의 전시와 행사를 열기를 기대합니다. 과학자는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어떻게 사는지를 보여주면 대전의 미래 지도자, 그리고 대전 문화가 더욱 과학자답게, 과학도시답게 변하지 않을까요?
여기도 골목길이 답인 것 같습니다. 1979년에 조성된 '신도시' 관광단지 보문단지가 어느덧 '구도시'가 됐네요. 세월과 함께 나무도 자라고 이끼도 끼었습니다. 단지의 가장 큰 자원은 숲인 것 같습니다. 지나면서 특색 있는 나무 군락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 사진에 담았습니다. 자연환경에도 불구하고 단지 전체 분위기는 침체됐습니다. 다른 단지에 비해 상가가 정돈돼 있지만 그래도 신도시 상가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지금이라도 단지 중앙에 슈퍼마켓 중심의 거리형 쇼핑단지를 조성하고 여기에 여기저기 퍼져있는 상점을 모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소 생뚱맞은 박물관들도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어떨까요? 보문단지는 본래 취지대로 내부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휴양지로 남고요.
대전시는 대전을 과학 생태 도시로 홍보하지만, 실제 도시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키워드는 자동차 준공무원 외국인입니다. 1) 저녁 6시 갑천 징검다리. 러시아우어에 택시 잡기는 불가능. 121번 버스를 타고 도룡동에서 충대의대병원 입구에서 내려 이 징검다리를 건너 봉명동으로 갔습니다. 자동차 도시라 대중교통과 보행이 너무 불편합니다. 2) 그래도 갑천 산책길은 아름다웠습니다. 3) 궁동 인도 음식점. 모르셨죠? 대전에 인도 음식점이 많습니다. 오래전부터 국책연구원들이 인도 연구원을 많이 고용해 인도 음식이 일찍부터 자리 잡았습니다. 4) 대전 어디 가든 만나는 대형 주차장 식당. 5) 서울에서 사라지는 노래방 문화가 아직도 활발합니다. 6) 오리 자라 장어 백숙 등 보양식도 강하고요. 7) 유성 온천장 문화가 남아 있습니다. 8) BLounge 온천장에 침투하는 골목문화. 9) 봉명동의 앵커스토어 갓포호산의 제철 생선 줄무늬전갱이. 10) 싱글몰트바 EauDeVie에서 올드패션드 한잔으로 마무리. 대전의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유성 봉명동 3시간 어떠세요.
창원 용호동 - 1970년대 후반 개발된 창원은 신도시보다는 서울의 60년대 단독주택 지역이나 동시대에 개발된 대덕 연구단지와 포항 포스텍 단지에 가깝습니다. 어떠세요. 별천지 아닌가요? 아무래도 창원 용지동을 대전 신성동 포항 지곡동과 더불어 한국의 3대 미국 도시로 지정해야겠습니다. 한국이 카페 강국이라고 하는데 단독주택과 공원에 둘러 쌓인 용호동 가로수길은 전국 최고 수준인 것 같습니다. P.S. 전체 도시 계획의 모델은 호주 캔버라였다고 합니다.
나에게 대전은 춘천, 부산과 더불어 구박 덩어리다. 자원과 지원에 비해 지역발전을 잘못한다? 하지만 나의 준고향이기도 하다. 고향 홍성을 떠나 대전 선화동에서 2년 살았다(고 한다). 유일한 기억은 언덕, 세발자전거를 빠르게 타고 내려온 높은 언덕이었다. 나중에 가보니 낮은 언덕은 간신히 찾았는데 높은 언덕은 없었다. 오늘 대전에서 강연을 한다. 주제는 '재미있는 과학동네 만들기'다. 오후 내내 강연 자료를 정리했다. 연구단지에 대한 2016년 글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그때는 카이스트가 스탠퍼드 역할을 하면 실리콘밸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지금은 모르겠다. 실리콘밸리 자체가 샌프란시스코에 하이테크 주도권을 뺏겼기 때문이다. 첨부한 글에서는 투자자와 엔지니어의 도시 선호를 비교했다. 당시는 엔지니어가 실리콘밸리 같은 자동차 도시, 노잼 도시를 마다하지 않는다고 기술했다. 이젠 아니다. 엔지니어도 힙타운을 쫓아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했다. 돌이켜보면 충남대를 연구단지로 이전한 것이 실수였던 것 같다. 원도심에 남아 카이스트와 대비되는 대중적 대학의 자리를 지켰어야 했다. 그랬다면 대전의 버클리가 되어 대전의 도시문화 부흥을 주도했을지도 모른다. 오늘 행사에 대전 도시문화를 위해 애쓰는 이태호 윙윙 대표, 박한아 익선다다 대표도 참여한다. 저보다는 모시기 힘든 그분들 만나러 오실만 할 것 같다.
2020년 9월 20일
대전 도룡동 스마트시티, 영혼 있는 신도시가 있다면 향토기업 성심당과 골프존이 뭔가를 창출하려고 노력하는 여기가 아닌가 싶다.
2020.10.30
파주출판도시에 실망하셨나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책문화 도시를 상상하셨다면 실망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출판사 건물로 채워진 자동차 도시입니다. 출판사, 북카페, 독립서점으로 이어진 망원-연남-연희 라인이 오히려 책문화 도시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를 보니 파주출판도시가 아직 진행형이라고 합니다. 이미 자동차 도시 구조가 뿌리내렸는데 어떻게 예술가 마을이 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렵지만, 아무쪼록 '위대한 계약'의 초심으로 돌아가길 기대합니다.
울산 동구 비전에는 조선산업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택도시 울산 동구는 사택도시로 성장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조선산업, 해양산업, 그리고 이들 산업이 파생하는 조선문화와 해양문화가 울산 동구의 일차적 지역 자원이 돼야 합니다. 한마디로, 동구 전체에 조선해양 콘텐츠가 철철 넘쳐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아쉽게도 동구에는 조선소 외에는 조선 콘텐츠를 찾기 어렵습니다. 조선소 바로 옆 일산해수욕장에도 메이커, 예술가, 로컬 크리에이터가 만든 선박 콘텐츠를 선보이는 공간을 찾을 수 없습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카페만. 울산의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선산업 도시에 조선문화가 없듯이, 자동차 도시에 자동차 문화가(튜닝, 레이싱, 컬렉션 등) 없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직업윤리에 있는 것 아닐까요? 한국 전체의 문제지만, 일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 자신의 일에 마니아가 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조선산업이 파생한 문화지역이 꽃바위 작은 이태원입니다. 선주사 감독관, 원어민 강사, 외국인 노동자들이 찾는 음식점, 바와 숍이 모여 있습니다. 조선 경기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옛날의 활력을 느끼지 못했지만, 그래도 앵커스토어 그라파 피자리아는 줄을 서네요. 외국인 감독관, 원어민 강사 덕에 원도심 성남동에도 작은 외국인 커뮤니티가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외국인 아지트가 대전 원도심 칵테일바 아도니스를 생각나게 하는 로얄앵커입니다. 주인장님 말로는 울산 외국인 인구는 선주사 감독관은 2008-2009년을, 원어민 강사는 2013년을 기점으로 급속히 감소했다고 합니다. 각각 해양플랜트 산업이 싱가포르로 넘어가고, 박근혜 정부가 원어민 강사를 줄인 시점입니다. 돌이켜보면 외국인이 2010년대 전반 골목상권 부흥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원어민 강사 수요를 만족하는 업종이 골목상권의 주축이었습니다. 동구 탐방에 동행해주신 이철호 공동체창의지원네트워크 대표, 이태호 울주군 청년센터장, 김미형 울산시의원님께 감사드립니다.
2021년 1월 14일
일산 클라쓰, 밤리단길과 보넷길. #위드와인 #마샬앤릴리 #너의작업실 #아비게일 #유로엔틱
2021년 3월 18일
아파트, 아파트 단지, 신도시, 고층빌딩, 슈퍼블록, 고속도로, 고가도로, 자동차 도로 등 도시학자들이 도시를 망친다고 원망하는 구조물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들 구조물이 결정적인 장애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파트 단지, 신도시, 빌딩 숲도 거리문화만 살리면 문화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도쿄역 일대 마루노우치의 중심 거리 나카도리의 재생을 보시죠. 빌딩 숲에서도 걷고 싶은 길이 가능한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왜 이런 거리를 안 만드는지 궁금해집니다. 하나의 가능성은 '사업성'입니다. 나카도리 재생 사업은 공공미술, 차 없는 거리, 화단, 가로수, 가로등, 벤치, 벼룩시장, 거리 전시회, 노천카페, 공원, 미술관, 레트로 건축, 고층부 셋백, 프런트 매장 배열 등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요구합니다. 신도시(아파트 단지)를 거리 중심으로 건설(재건축)하면 사업성이 떨어지는 거죠. 그런데 단지 사업성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게이티드 커뮤니티 선호 현상입니다. 소득도 증가하고 기술도 발전하는데 거리문화 관점에서 신도시 디자인은 계속 악화됩니다. 가장 개방적이고 쾌적한 신도시는 1세대 일산과 분당입니다. 2세대, 3세대로 가면 갈수록 거리는 더 줄어들고 단지는 더 폐쇄적이 됩니다. 아파트 단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압구정동, 도곡동, 반포동으로 넘어오면서 폐쇄성이 증가합니다.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이 게이티드 커뮤니티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변하는 걸까요? 다른 이유도 있을 것 같은데 궁금합니다.
수준급 이탈리안으로 이미 많은 카이스트 학생들의 사랑을 받는 어은동 앵커스토어 비스트로 퍼블릭이 와인바 에노테카 퍼블릭에 이어 그로서리 마켓 퍼블릭 마켓을 오픈했습니다. 퍼블릭 마켓이 다루는 품목은 크게 와인과 와인 음식, 이탈리안 식자재, 식품잡화, 로컬푸드입니다. 로컬푸드 중 예산 야생 루콜라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비스트로 퍼블릭, 에로테가 퍼블릭, 퍼블릭 마켓을 모아 놓으니 그림이 보입니다. 퍼블릭 그룹은 어디로 향하는 건가요? 퍼플릭 로드, Eataly, Whole Foods Market? 어떤 모델을 지향하든지 퍼블릭 그룹의 중심은 동네마켓이 될 것입니다. 동네마켓, 새로운 뉴트로 붐의 주인공입니다.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여러분은 1970년대 산업도시와 근대 항구 도시 중 어디를 선택하시겠어요? 역사와 바다가 있는 근대도시요? 맞습니다. 그런데 산업도시가 밀리지 않은 지역이 있습니다. 창원입니다. 창원은 2010년 산업사회 논리로 압도적인 산업자원을 가진 창원이 근대도시 마산과 창원을 통합하면서 만들어진 도시입니다. 탈산업화가 상당 수준 진행된 2021년, 창원이 아직도 우위를 지키고 있을까요? 생각보단 선방합니다. 창원산업이 건강해서요? 아닙니다. 창원은 다른 산업도시와 달리 전원도시로 만들어진 계획도시입니다. 한국 신도시가 아파트 단지 중심으로 획일화되기 전인 1970년대 건설된 창원의 주택 양식은 단독주택입니다. 창원의 북부 주거지역에 거대한 단독주택 단지가 들어섭니다. 단독주택 단지에 공원, 가로수길, 다른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보행로가 들어갑니다. 이보다 좋은 골목상권 입지를 찾기 어렵습니다. 아닐까 다를까 2012년 창원 단독지역의 중심인 용호동 가로수길에 가게와 사람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창원을 대표하는 골목상권 용호동 가로수길입니다.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매우 이국적입니다. 호주 캔버라를 모델로 건설한 전원도시지만 느낌은 미국 교외 주택가입니다. 문화가 부족할 것 같은 신도시 창원, 의외로 단독주택이 다른 도시가 복사할 수 없는 콘텐츠로 부상했습니다.
포항 효자단지 - 포스코가 만들고 관리하는 과학도시에 어떤 문화가 있을까요? 어제 소개한 대로 미국 중소도시가 그리우시면 이곳에서 힐링하실 수 있습니다. 과학도시니까 빅뱅씨어리 분위기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 글쎄요 혹시 있을지 모르나 민간인이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전원도시 자연이 접근이 가장 용이한 문화입니다. 떠나는 오늘 아침 날씨가 처음으로 쾌청합니다. 영일대 주변 사진 다시 기록해 공유합니다. 호텔영일대 호캉스 충분히 가치 있습니다. 효리단길에서 도시문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포항에서 유일하게 JR리스트에 등재된 골목상권입니다. 효자시장 부근에 형성된 상권인데요, 학생 원룸촌을 배후 인구로 두고 있습니다. 바로 옆 유강에도 아담한 상권이 자리 잡았습니다. 효리단길 앵커스토어는 순이, 라멘베라보, 슈코, 가정초밥 등 간편 일식당입니다. 아무래도 젊은 층이 주요 고객층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달팽이책방이라는 독립서점도 있습니다. 문 닫아 들어가진 못했는데 SF 소설 포스터가 포스텍 컬리지타운다웠습니다. 아시다시피 공상과학소설가 김초엽 작가가 포스텍 출신입니다. 카이스트는 누굴 배출했는지 궁금해집니다. 울 나라 과학 정책가들 따지 못하는 노벨상에 집착하지만, 저라면 SF 소설과 소설가를 지원하겠습니다. 일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로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늘어야 노벨상 과학자, 실리콘밸리 하이테크 창업자 배출할 수 있습니다. 전혀 다른 맥락에서 형성되는 문화가 재래돼지 식자재입니다. 바로 옆 유강에 재래돼지를 프리미엄 축산업으로 육성하는 송학농장의 이한보름 대표가 운영하는 에이징랩이 있습니다. 상업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셰프들과 재래돼지 요리 연구하는 일종의 랩입니다. 재래돼지 1킬로에 9만 원 하는 고가 식자재입니다. 그럼에도 한국 파인다이닝, 프리미엄 축산업, 포항 로컬을 위해 응원하고 싶습니다. 어제 맛있게 먹었는데 가격이 이 정도인지는 몰랐습니다.
보문단지 로컬 즐깁니다. 신도시, 글로벌 브랜드 상권, 관광단지 보문단지에 무슨 로컬이 있냐고요? 40년 시간이 쌓였으니 당연 뭔가 있죠. 거리, 가로수, 노포는 당연 좋고요. 힐튼호텔 겐지, 실크로드가 대표적인 노포고요, 어제 만난 보문호반오리도 노포일 것 같습니다. 원도심에서 이전한 일식당 하나미, 차관 아사관도 추천합니다. 그 외에도 슈만과클라라, 교리김밥, 황남밀면, 커피명가(대구) 등 원도심 로컬숍 분점이 많습니다. 라한호텔 서점 경주산책이 보문단지 로컬을 더욱 풍요롭게 만듭니다. 우양미술관, 솔거미술관, 한국대중음악박물관 등 단지 내 문화시설도 노포라면 노포죠. 보문관광단지의 미래는 동네입니다. 경주시가 보문단지 미래를 걱정하는데요, 저라면 보문단지를 직주락 센터, 그러니까 자족적인 도시로 전환하겠습니다. 그런데, 경주시는 보문단지의 미래로 싱가포르 센토사섬을 제시합니다. 아, 정말 싱가포르 (단지) 없으면 우리나라 도시 참 멋있게 발전했을 텐데요. 공공주택, 커뮤니티 시설 중심의 동네 개발, 오래된 골목 지역 보존 등 정작 싱가포르에서 배워야 할 건 배우지 않고 센토사섬, 마리나베이 등 싱가포르에서도 예외적인 관광단지 개발만 쳐다보니까요. 경주 보문단지는 관광단지로 지정된 1975년에 적합한 모델입니다. 인공호수와 골프장으로 리조트를 만든 것인데 솔직히 세계적인 리조트가 되기에는 기후, 자연환경이 받쳐주지 않습니다. 경주시가 인정한 대로 여행 트렌드가 현지 주민 문화를 즐기는 여행으로 바뀌고 있다면, 보문단지도 주민 문화를 창출해야 합니다. 상업시설만으로는 문화 창출이 어렵기 때문에 주택을 공급하고 비관광산업 일자리 생태계를 만들어 주민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직주락 근접 도시를 조성해야 합니다.
2022년 1월 14일
다음 책 관련 미팅을 파주에서 했습니다. 편집자가 서울에 오겠다고 했지만 파주출판도시 다시 가고 싶었습니다. 경주 보문단지, 포항 지곡단지와 더불어 제가 좋아하는 신도시 여행지입니다. 5개 테마여행이 가능합니다. 출판문화, 커피, 북카페, 미술관, 건축 여행입니다. 아쉬운 점은 자동차 도시입니다. 자동차 도시 구조를 벗어날 방법이 보이지 않네요. 3호선이 연결되어 지하철역이 생기면 그 역 중심으로 보행도시가 될까요? 3호선이 출판단지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지만요. #21세기북스 #밀크북 #미메시스아트뮤지엄 #카페뮤지엄 #다산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