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말과 4월 초, 그리고 4월 3일에 마무리하며
오랜만입니다. 뭔가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글을 쓸 마음의 여유도 부족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앉아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음에도 막상 글을 쓰려고 브런치 글쓰기를 켜놓고 앉아있으면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억지로 짜내는 건 안되니, 차라리 며칠 미뤄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요즘에는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가끔 보면 지하철 광고판이나 옥외 전광판에서 컴퓨터 오류로 인한 메시지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며칠 전에 외출을 하고 오는 길에 오랜만에 그 모습을 봤습니다. 파란 화면에 하얀색 영어로 된 글씨들. 화면이 일부 잘려 나오는 것이라 그런지 몇 글자 보이지 않았지만, 예전에 게임 중에 뻗어버렸던 제 컴퓨터가 내뿜은 그 화면이었습니다.
블루스크린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제가 전문가도 아니고,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것을 일일이 설명할 것은 아니지만 결국에는 컴퓨터가 스스로 이상이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프다고 말을 하지 못하고, 어디가 아픈지는 스스로 모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두루뭉술한 말로 우리에게 자기를 고쳐달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컴퓨터에 좀 관심이 있거나, 검색 능력이 좋다면 요즘에는 에러 코드를 보고 그 원인을 어느 정도 알아내 스스로 컴퓨터를 고치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면 이건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몸도 다양한 '블루스크린'으로 스스로에게 경고를 합니다. 기침, 가래, 콧물, 오한, 쑤시거나 찌르는 듯한 아픔 등이 있죠. 기침 하나에도 단순히 물리적으로 사레가 들었을 경우부터 몸에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경우까지 다양한 원인이 있고, 우리는 그걸 스스로 알 방법이 없으니 전문가의 손을 빌려 현상의 원인을 찾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어 소위 '야매'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까지 똑같네요.
저는 군대에서 아킬레스 건에 약간의 염좌를 얻어 왔습니다. 전역한 뒤에는 일상생활하는 데 별 문제가 없어서 따로 병원을 다니지 않았었죠. 그나마 도보여행같이 발에 무리가 가는 일을 했을 때나 잠깐씩 통증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몇 달 만에 그 부위가 아파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며칠 버티고 파스 붙이고 하면 낫겠지 싶었는데, 이게 점점 쌓이다 보니 평소에 걸어 다닐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결국 병원에 가서 한 달이나 치료를 받았고, 그럼에도 만성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이제는 그려려니 하고 살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평일에서 주말로 바꾼 것도 사실은 이 이유가 가장 큽니다. 3일 더 일해봤자 그게 그대로 병원비로 나가면 하나마나니까요.
며칠 전 그 블루스크린을 보며 제 아킬레스 건의 아픔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사실 20대 때 제대로 치료했다면, 도보여행 하고 와서 아팠던 것을 미루지 않고 병원에 갔더라면, 지금 수시로 나오는 이 통증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컴퓨터에 뜬 블루스크린도 많은 사람들은 일시적인 오류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리셋 버튼을 누르고 넘어가기도 하는데, 가끔은 메인보드나 RAM 등 주요 부품이 망가져 새 컴퓨터를 맞춰야 하는 결과에 이르는 것과 같이 말이죠. 어쨌든 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선택은 제가 한 것이고, 이것에 대해서는 평생 책임을 지고 안고 가야 할 것입니다.
지금도 오른쪽 아킬레스 건이 조금씩 쑤셔오네요. 글을 다 쓰고 나면 다리 스트레칭을 한번 해야겠습니다. 여러분도 평소에 스트레칭 많이 하시고 건강을 유지하셨으면 좋겠네요.
리르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