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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by 릴랴


어렵게 생각할 건 없다. 지금 당장 내가 살아오면서 주로 했던 것들과 매일 하던 관심사와 하는 동안에는 게임하듯이 즐거워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겠고 그렇게 자주 즐겨하던 것들이 가리키는 걸 몇 개로 간단히 요약해서 모은다고 생각하면서 하나에서 세 개까지만 단어를 만들어보면 그게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내가 나름대로 쌓아놨던 데이터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할 수 없는 것은 그동안 관심밖으로 밀려나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잘하지만 자신은 전혀 모르거나 서툴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들지 않는 것들 혹은 다른 사람이 좋다고 말했고 쉬워 보여서 솔깃하게 끌렸지만 잘 되지 않았던 여러 가지라고 생각을 한다면 확실히 정리되는 게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지금 당장 할 수 없고 지금 당장 준비되지 않은 걸로 판단해서 우선순위를 매기기 시작하면 길을 잃는 일이 많이 줄어든다. 물론 아직은 못하지만 나중에 시도해 보고 싶은 일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연관된 일인지 한 번 살펴본 후에 지금 당장 잘할 수 있는 걸 먼저 끝내고 여유가 생겼을 때 조금씩 차근차근 늘여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 보통 그런 경우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조금이라도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고 그렇다면 그걸 토대로 쌓아둔 바탕이 있으니까 빠르게 실력을 늘려갈 수 있겠고 시너지효과가 생길 수 있겠지만 아예 내 관심 밖의 뜬금없는 일인 경우에는 비교적 과감하게 잘라내는 게 효율적이다. 그 일에 지금까지 관심이 없었고 전혀 좋아할 수 없었던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든 쉬운 일은 없고 어렵고 하기 힘들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앞에 놓고 다시 그것들을 바라보면 명확해지는 부분이 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둘 다 비슷하게 서툴고 못한다 해도 계속 꾸준히 좋아하고 잘하려고 노력할 수 있는 일인지 그 일에 질렸을 때에도 끈기와 인내심을 가지고 버텨낼 수 있는 일인지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수 있는 건지 없는 건지가 바로 갈린다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정말 할 수 없는 것은 다른 잘하는 사람에게 돈을 주고 사 오든지 일을 맡기든지 잘 상의해서 도와달라고 하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시간과 돈과 노력을 쏟아붓는 게 차라리 낫다. 그러면 다른 사람이 내가 잘하는 것을 돈 주고 사러 오는 날이 꼭 온다. 그리고 내가 못 하는 걸 다른 사람에게 샀듯이 그 사람도 실력이 나날이 좋아지는 내 걸 사러 반드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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