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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랴 Dec 30. 2023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계속해야 하는 이유

계획했던 모든 일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거고 어떤 건 되고 어떤 건 잘되지 않을 거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고 그게 잘못됐다거나 정도 이상으로 절망할 일은 아니었다. 그건 정상적인 일이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는 말은 아마 그런 뜻일 거다.




항상 우리가 정할 수 있는 건 할 건지 말 건지 정도고 멈출지 계속 갈 건지 정하는 거였다.








이번에 알았던 건 나는 하겠다고 결정했고 꾸준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가끔 삽질하거나 한참 고개 숙여 앉아있었어도 그러고 나면 다시 이어갔다. 그래서 내가 이루길 바라고 적었던 내용에서 된 것도 있었으며 안 된 것도 있었고 적지 않았음에도 추가해서 진행한 것도 보였다.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다시 그걸 목표로 해나갈 일도 발견했다.






그래서 역시 하반기를 돌아보며 다시 목록을 써 내려갔다.








결국 됐다고 해서 과하게 기뻐할 것도 없고 안됐다고 해서 과하게 슬퍼할 것도 없다. 다시 시작할 거다. 과하게 감정을 소모하면 바로 다음 상황을 받아들이고 바로 다음 작업을 진행하기까지 로딩 시간이 걸린다. 감정이 소모되는 것만큼 몸과 정신이 무기력해지고 의욕이 없어지기 쉽게 되기 때문이다. 바로 실행하고 바로 다음 일을 착수하는데 어려움과 애로사항이 생기기 쉽다.






어느 정도의 적당한 노력을 넣었는데 내가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왔다면 내가 대단하게 잘못한 건 없다. 그냥 결과가 안 나왔으니까 조금 더 해보거나 조금 더 다른 사람은 어떻게 했는지 보거나 노력의 방향성을 다르게 어떻게 돌리는 게 효과적일지 탐구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다른 거에 힘을 다 뺏겨버리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보는 영상에서 방송인 강호동 씨와 조혜련 씨의 이야기가 나왔다. “인생에는 성공과 실패가 있지? 틀렸다. 성공과 어떻게 실패가 있노? 대학 떨어지면 실패야? 취직 안 되면 실패가? 인생은 성공과 ‘과정’만 있지.”라고 했다. 그 말들을 들으니 마음 안에서 울컥하는 와중에도 실패라 생각해서 시도하지 못했던 과정들이 눈에 아른거리는 기분이 들었던 것도 같다. 지금 당장 내가 차차 진행시켜야 할 것들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코비 브라이언트의 인생에 대한 영상을 보다가 인상 깊었던 일화가 있었는데, 유타 재즈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여기서 졌을 때 토너먼트의 탈락이 확정되는 경기였고 마지막 순간에 동점이 되어 연장전으로 갔는데 코비는 4번이나 골대조차 맞추지 못하는 ‘에어 볼’을 던지며 결정적인 기회들을 여러 번 날렸다. 그리고 종료 직전에 마지막 기회가 있었고 이것만 성공하면 극적으로 동점이 돼서 실수를 만회할 수 있었다. 그러나 또다시 에어 볼이 나오며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었고 그가 당시에 신인이었어도 한 경기에 5번이나 에어 볼을 던지는 건 미국 프로 농구에서 전례 없던 일이었다.




그는 그날부터 바로 훈련장으로 향해서 한밤중의 훈련을 시작했고 정규 훈련시간이 끝나고도 홀로 연습을 계속해갔다. 은퇴하던 시점의 코비의 기록을 보면 경기 종료 1분을 남긴 상황에서 성공시킨 동점이나 역전슛만 100번이 넘었고 압도적인 역대 1위로 남아있다.








그날의 실수와 실패는 대중의 눈에 각인되었기 때문에 많은 지탄과 엄청난 비난을 들었기 때문에 정말로 아무것도 만회할 수 없는가? 나는 이 일화를 들었을 때 실패를 했음에도 바로 계속해서 나설 수 있는 건 아무나 못하는 일이며 매우 용기 있고 패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 경기에서 끝까지 극적으로 실수를 만회하지 못했다고는 하나 그 직후에 바로 행할 수 있었던 그의 계속된 연습과 성취한 결과물은 앞의 실패 아니 과정을 덮기에는 충분했다고 봤다. 결국은 그 실패마저 그의 성공을 빛내주는 이야기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계속해야 한다고 봤다, 실패를 하더라도. 내가 가질 건 실패와 성공이 아닌 과정과 성공만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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