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나 안의 내용물의 가치가 그렇게 중요한가? 선물이란 풀어보기 전의 그 감각을 받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를 때 더 그렇다. 항상 그렇다. 풀기 직전이 어떠한 순간보다 가장 행복한걸.
그렇다면 선물을 크게 한두 번 큰 걸 받아야 하니까 그때까지 참고 애쓴다? 하나도 안 행복하다. 그냥 평소에 계속 작고 사소하게 선물상자가 상 위에 항상 놓여있는 거지. 오늘은 어떤 선물이 나올까? 고민하는 순간도 행복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그리고 행복 말인데 그것도 크고 멀리 있을 필요가 꼭 있을까? 사람들은 나중에 내가 가진 행복이 떠나가서야 내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이 가졌던 행복을 구경하고 부러워하다가 내가 행복할 때 행복하지 못했다고 슬퍼하지. 내 행복들이 곁에 머물러줬을 때 나도 행복에게 잘해줬어야 했다고. 그게 다 행복이고 사랑이고 감사한 일뿐이었는지 그때는 몰랐다고 말이야. 그게 물건이든 시간이든 내 몸이든 나이든 사람이든 간에 말이야. 그렇지만 너무 후회하지는 말아. 후회해서 지금 곁에 있는 걸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지금 똑같은 짓을 하고 있는 거거든. 그건 자신한테 제일 못할 짓이야. 나중에 되면 부자든 동경하던 사람이든 힘들었던 사람이든 나든 한 줌 재밖에 안 남을 사람들이지. 아직도 내가 살아있다면 내 곁에 머물고 있는 게 있다는 소리고 그걸 잃었을 때는 또 같은 말과 후회를 할 거야. 지금 가지고 있는 것도 언젠가는 하지 못하게 되는 날이 반드시 올 거야. 그게 사람이 가진 한계야. 그러니까 후회하지 않도록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