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큼, 큼" 다들 그럴 때 있을까. 옆 사람의 훌쩍거리는 기침소리에 기대 눈물을 슬쩍 흘리고 싶은 날. 한의원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엎드려 있으려니 눈물이 흘러 베갯잇을 적신다. 울기에 적당한 장소가 따로 있는 건 아니겠지만, 뒷목에 침을 꽂은 채 모로 누워 눈물을 흘리는 상황은 썩 적절하진 않은 것 같다. 게다가 침으론 더 이상 차도가 없으니 치료를 종결하겠다는 한의사 선생님의 말은 목 뒤가 아니라 심장 깊숙이 놓은 커다란 침처럼 따끔하고 깊었다. 살면서 이렇게 아파본 일이 싶나 싶게 커다란 통증이, 이렇게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다. -2020년 8월 5일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