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 정리를 주기적으로 한 번씩 한다. 분명 많이 썼는데도 정리할 스티커가 늘어나 있다. 남편은 스티커를 굳이 떼어내어 스티커북에 다시 정리하는 일을 볼 때마다 "그건 왜 하는 거야?"라고 묻는다.
"오빠, 오빠 낚시할 때 기분 있지? 바로 그 기분이야."
"아... 열심히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 번에 무슨 느낌인지 이해가 간다는 듯 방문을 닫아준다. 스티커북을 정리하면 걱정이 사라진다. 무념무상의 상태다. 오로지 이 스티커를 스티커북 어디에 붙일까 말고는 별 관심이 없다. 다른 일에 몰입을 이렇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을 때도 있을 만큼.
비가 온다. 밤에 선재업고튀어를 틀어 놓고 스티커북 정리하기 딱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