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계속 흔들리는가

의지가 약한 게 아니다, 기준이 없는 것이다

by 별이온

새해가 되면 우리는 결심을 한다.
다이어트, 독서, 운동, 저축.


처음 며칠은 잘 된다.
기분도 좋다.
“이번엔 다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다 어느 순간,
슬그머니 흐지부지된다.
그리고 예전으로 돌아온다.


그럴 때 우리는 거의 반사적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역시 나는 의지가 약해.”
“조금만 더 독하게 마음먹었으면 됐는데.”
“나는 왜 이것도 못 할까.”


그런데 잠깐.
정말 그게 의지력의 문제일까.


같은 결심을 매년 반복한다면,
같은 관계 패턴이 계속 나타난다면,
그게 정말 ‘나만의 문제’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기준 없이 선택하는 삶

무언가를 선택할 때,
우리는 보통 두 가지 방식에 의존한다.


첫 번째는, 남을 본다.
저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
주변에서 ‘정답’이라고 부르는 게 뭔지를 살핀다.


다수가 선택하면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따라간다.


두 번째는, 감정을 본다.
지금 이 순간 더 당기는 쪽으로,
덜 불편한 쪽으로 간다.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보다
느낌으로 결정한다.


둘 다 나쁜 방식은 아니다.
다만, 둘 다 ‘나’가 아닌 외부에서 방향을 빌려오는 방식이다.


외부가 흔들리면, 나도 함께 흔들린다.

정말 중요한 건 다른 질문이다.


� 나에게 이 선택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으면,
기준이 자기 안에서 나온다.


그러면 흔들림이 줄어든다.
남의 선택이 예전만큼 크게 나를 건드리지 않는다.


기준이 생기면
삶의 무게중심이 달라진다.


비교를 멈추기 어려운 이유

비교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문제는, 왜 우리가
“그만해야지” 생각하면서도 멈추지 못하느냐다.


아침에 눈을 뜨면 우리는 폰을 확인한다.
누군가의 여행 사진, 승진 소식, 새 차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SNS 알고리즘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콘텐츠를 먼저 보여준다.
대부분 잘 되는 이야기, 빛나는 순간들이다.


이 안에 하루 종일 있으면 어떻게 될까.


내 일상은 그에 비해 초라하게 느껴지고,
나만 제자리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다들 잘 살고 있는데
나만 뒤처지는 것 같다.


이 기분, 익숙하지 않은가.


의지력이 강한 사람도
이 구조 안에 하루 종일 있으면 흔들린다.


자신에 대한 실망이 반복되는 건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다.


비교를 구조적으로 만들어내는
환경의 문제다.


흔들리는 건
내가 약해서가 아니다.

비교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환경 안에 있기 때문이다.

— RISA™ 별이온


성과 중독

성과 자체는 나쁘지 않다.
뭔가를 해내는 경험,
목표를 이루는 기쁨은 건강한 동력이다.


그런데 성과가
‘나의 가치를 증명하는 수단’이 되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쉬지 않고 바로 다음을 시작한다.


결과가 안 나오면
자신을 닦달한다.


배터리가 완전히 닳아야 멈추고,
조금 회복되면
다시 같은 사이클을 반복한다.


이 패턴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


성과 중독은
방향이 흐릿할 때 더 깊어진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니까,
일단 눈앞의 성과를 향해 달리는 게
가장 안전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달리기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의지가 약한 게 아니다.
방향이 없으니 흔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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