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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서로 다른 길을 가는, 셋째 딸에게

홈스쿨 아빠의 편지(5) - 언니와 다른 결정을 하는 막내딸에게

by 이강헌

너희 들이 떠난 지 벌써 반년이 훌쩍 지나는구나!

이곳은 이제 봄기운이 제법 감돌고 있다. 조금 전 엄마 오나 보려고 집 밖에 나갔더니 저 아래 논 쪽에서 “개골” “개골” 하며 개구리 소리가 들려 오더 구나! '아! 이제는 봄이 귀로 들려지고, 눈으로도 보이는 때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반가움 마음이 들었다. 그곳 남반부인 호주는 가을 단풍이 물들고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 막내딸 미야! 고맙다. 아직은 어리다면 어린 미야가 낯설고 물선 타국에서 지금까지 큰 탈 없이 의젓하게 잘 견디어 준 것에 아빠는 참 고맙고 감사한 생각이 드는구나! 초기에는 조금 힘들어하였지만 이내 잘 극복하고 공부도 건강도 꾸준하게 잘 관리하며 하고 있는 것 같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너와 언니의 각자의 길을 아빠는 지지한다.

지난번 언니가 단체에서 나간 후에도 미야가 흔들리지 않고 잘 견디어 주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아빠는 언니가 가는 길이 잘못되었다거나, 결코 나쁜 선택만은 아니다고 생각하고 있단다. 그곳 단체 대표님께서 언니의 선택을 이해해 주지 못하시고, 언니가 단체에서 나가는 것이 매우 잘못된 것처럼 자꾸 이야기를 하시어서 아빠가 조금은 난감한 면도 있었기는 하다.


멜버른 다리.jpg


하지만 대표님과 아빠와 여러 번의 전화 통화와 아빠의 마음과 생각을 이메일로 전해 드렸더니, 이제는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하시고 언니가 독립해 나가는 것에 대하여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단다. 이메일에 아빠는 장문으로 아빠의 교육관과 자녀들을 대하는 기본 태도와 입장에 대하여 분명히 밝히며, 우리 자녀들의 각자의 선택을 존중해 달라고 정중히 요청하였기 때문이다.


아빠는 너희들의 각자 다른 선택을 존중한다.

너희가 친 자매이자만 각각 성향과 입장이 다르고, 각기 자신의 체질과 방법에 맞는 길을 가면 되는 것이다. 언니의 독립을 위한 선택도, 요동 없이 그 자리에 남은 미야의 선택도, 각기 자기 소신 것, 자신의 길을 가는 것 이기에 아빠는 너희 둘 다 결정을 지지한다.


시간이 빨리도 잘 가는구나! 요즘 카톡에 올라온 미야의 사진들을 보면서, 이제 우리 미야도 좀 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6개월 기간 동안 집을 떠나 외국생활에 하면서 집에서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부딪치면서 좀 더 많이 성장을 한 것 같다. 아빠는 미야가 정말 대견하고 장하여 고마운 마음이 든다.


호주 트래인2.jpg


비자 연장 문제는...

벌써 반년이 더 지났으니, 이제 남은 기간이 더 적게 남았구나. 어쩌면 미야도 언니처럼 비자를 더 연장시키는 것을 생각해야 되는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기간이 좀 남아 있어 조급해할 필요는 없지만 차분하게 미리미리 자세히 알아볼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회가 된다면 언니나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도 보고 적절한 길을 찾아야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구나! 물론 이래도 저래도 안되면 1년 기간만을 채우고 돌아와도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너희가 그곳에서 생활을 지금처럼 잘 감당해주길 바란다.

외국의 생활과 공부에 계속 집중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호주 간다고 누구나 다 영어공부에 성과를 가지고 오는 것은 아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미야는 지금까지 잘해 주었던 같이 남은 기간도 잘 준비하고 무사히 돌아오기 바란다. 아빠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며칠 전도 또 너희들이 돌아오는 꿈을 꾸었다. 이제 6번째 꿈인 것 같다.ㅋㅋ


시내로 독립해 나간 언니에게도 이멜로 편지를 보냈다.

이번에는 아빠가 너희의 사정과 형편이 각각 달라서 편지도 각각 따로 써서 보내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아빠는 너희 각자의 선택을 지지하고 웅원한다.... 이제 밤도 많이 깊어가고 있구나. 아빠도 몸이 좀 피곤하고나! 요즘 아빠는 공사하는 일이 많아서인 것 같다. 그래도 찬미에게 편지를 써야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늦은 밤에도 편지를 쓰게 되는구나.


또다시 말하지만 고맙다! 우리 딸!

미야! 잘 자거라! 아니 어쩌면 이 시간에는 자고 있겠구나! 이곳 시간이 밤 11시 반이니 지금은 자고, 이메일 발송은 내일 한 번 더 살펴보고 해야겠구나! 내 사랑하는 막내딸 찬미야! 안녕~^^!

3월 8일(금) 밤 11시 30분, 막내딸 미야를 생각하면 흐뭇한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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