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

4. 통찰

by 별들의강


개인에게도 읽기는 중요하다. 그것은 경쟁력이고 성공하는 능력이다. 문제는 어떻게 해야 그 ‘읽기’를 잘할 수 있느냐이다. 알베르토 망구엘이 이미 제시했다. ‘하늘을 보고 날씨를 예견하는 농부’에게 하늘의 구름, 바람의 세기, 온도의 변화는 신호(signs)이다. 농부는 이 신호를 판독하고 해석하여 날씨를 예견한다. 천문학자, 건축가, 동물학자, 도박꾼, 무용가, 어부, 의사, 연인, 부모도 같은 방식으로 읽는다.


알베르토 망구엘은 신호(signs)를 판독하고 해석하는 기교, 즉 읽기는 독서가의 읽는 행위와 같다고 보았다. 책을 읽는 것은 저자가 보내는 신호를 해석하는 노력이며, 그것은 특정 신호를 해독하는 여타의 읽기 행위와 다르지 않다. 시장 보고서에 적히지 않은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려는 전략가와 경영자, 제품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일의 흐름을 날카롭게 주시하는 현장의 기술자, 자기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들, 그들의 행위 역시 신호에 대한 판독과 해석이다.


따라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책 읽기로 판독과 해석의 기교를 단련하라. 책 읽기로 세상 읽는 눈을 날카롭게 다듬어라. 책 읽기는 읽기의 수준을 높인다. 책 읽기의 기교가 쌓일수록 미처 보지 못한 것, 깨닫지 못한 사실, 전혀 다른 생각과 느낌을 만난다. 읽으면 더 잘 읽을 수 있다.


책 읽기로 세상을 다르게 읽은 탁월한 리더(reader) 두 사람을 만나보자. 이들의 공통점은 책을 무기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완벽한 차이는 그 무기를 어떻게 사용했는가에 있다.


여기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지금 방에 틀어박혀 끊임없이 글만 쓰고 있다.


“이제 겨우 성년이 되었을 뿐이지만 인간에 대해 깊이 연구하면 할수록 사라져 버리기 쉬운 열정을 나는 여전히 내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 나는 역사의 붓을 놀릴 수 있다. 내 약점을 알고 있다. 그러나 어쩌면 내가 쓰는 장르의 글에 있어서는 이것이 가장 적합한 정신과 영혼의 상태인지도 모른다. 성년의 물욕이 나의 붓을 더럽히지는 못할 것이다. 나는 진실만을 쓰리라.” *


이 글을 남긴 사람은 누구일까? 인간 심리에 심취한 학자? 진실한 문장만 쓰리라 다짐하는 작가? 아니면 어느 위대한 철학자? 아니다. 17년 후 그는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열린 황제 대관식에 모습을 드러낸다. 나폴레옹이다.


성년을 맞으며 쓴 이 글에는 정복자 나폴레옹의 모습도, 천재 군인의 야망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꿈틀거리는 자신의 내면을 기록하는 작가 지망생쯤으로 보일 뿐이다. 그의 인생은 정해진 목표 없이 시작되고 있었다. 비록 고향인 코르시카 섬의 독립에 앞장서기도 했으나 마주친 현실의 장벽과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용기를 잃거나 무력감에 빠지기도 했다. 방황하고 좌절하고 갈등하기는 여느 청년과 다르지 않았다. 미래에 대한 뚜렷한 목표 없이 자신의 인생길을 찾는 한 청년, 그저 가난한 젊은 장교에 지나지 않았다.


나폴레옹은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6세에 소위로 임관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도 없었다. 그는 군복무에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기회만 닿으면 장기 휴가를 신청하는 직업 군인이었다. 나폴레옹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793년 툴롱에서의 첫 전투였다. 그는 툴롱의 승리 이후 6년 만에 프랑스의 지배자가 되었고 5년 후인 35세에는 유럽의 황제 자리에 올랐다.

나폴레옹 대관식.png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_부분 확대 (사진: 나무위키)


파리의 숙소에 틀어박혀 글만 쓰던 그가 20년도 채 못 되어 유럽 대륙의 지배자로 등장한 것이다. 그 누구도 코르시카 섬에서 온 이 사람의 파란만장한 삶을 예견하지 못했다. 그것은 나폴레옹 스스로도 예측 못한 삶이기도 했다. 무엇이 그를 유럽의 황제로 만들었을까?


성공 비결은 ‘쿠 되이’


같은 시기에 활동한 클라우제비츠가 보기에 나폴레옹은 전쟁의 천재로 보였다. 압도적으로 많은 적군을 만나고도 당당히 승리를 이끌어내는 위대한 전략가였다. 클라우제비츠는 이러한 나폴레옹의 성공 전략이 궁금했다. 그래서 자신의 전투 경험과 오랜 생각을 바탕으로 전쟁의 본질을 다룬 『전쟁론』을 썼다. 클라우제비츠는 나폴레옹의 성공 비결을 한마디로 표현했다. ‘쿠 되이’(coup d'oeil). ‘힐끗 보기, 통찰력, 혜안’으로 번역할 수 있는 프랑스 말이다.


“정신이 예상치 못한 일과 치르는 이런 끊임없는 충돌을 성공적으로 이겨내려면 두 가지 특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나는 이성인데, 이건 큰 어둠 속에서도 인간의 정신을 진실로 이끄는 내면적 불빛의 흔적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이 희미한 불빛을 따르는 용기다. 전자는 회화적인 프랑스식 표현으로 통찰력(coup d'oeil)을 뜻하며 후자는 결단력을 뜻한다.” **


클라우제비츠는 통찰력을 “진실을 재빨리 파악하는 능력”이라 했다. 기민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도 사물을 올바로 보는 힘이고 시간과 공간을 신속하게 파악하는 능력이다. 그것은 내면에서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기발한 아이디어이고, 다음 행동으로 안내하는 방향타와 같다. 나폴레옹은 전장의 진실을 누구보다도 빠르게 파악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은 누구한테서나 아무 때나 생겨나는 것인가? 통찰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특별한 사람에게서나 엿볼 수 있는 천재성인가?


클라우제비츠는 뛰어난 성과에 나타나는 통찰력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생각했다. 그리고 통찰력은 주어지기보다는 습득하는 정신적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진실은 평범한 정신의 눈에는 전혀 보이지 않거나 보이더라도 오랜 관찰과 생각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보인다.”


평범한 정신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오랜 관찰과 생각으로 비로소 발휘되는 통찰력. 그것의 출발은 책 읽기다. 책 읽기는 보고 생각하는 힘을 키운다. 나폴레옹의 통찰력 역시 책으로 시작했다. 숱한 위인들의 성공 이면에 독서가 있듯이 나폴레옹 또한 지독한 독서가였다. 코르시카 섬에서 건너온 나폴레옹은 사교성 없는 젊은이였다. 장교 임관 후에도 선술집이나 사교계 모임에 드나들기보다는 책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의 독서는 다양했다. 『나폴레옹 평전』의 저자 조르주 보르도노브는 나폴레옹이 코르네유, 라신, 볼테르의 걸작에서부터 플루타르코스, 플라톤, 키케로, 타키투스의 저자들과 몽테뉴, 몽테스키외, 루소의 작품을 읽었다고 기록했다. 그는 손에 잡히는 모든 책을 열정적으로 철저히 분석하며 읽었다.


자신의 전공이라 할 수 있는 군사 분야도 빼놓지 않았다. 프랑스 장군 기베르 백작이 쓴 『전술론 개요』와 프랑스 예수회 수사들이 번역한 『손자병법』, 프리드리히 대왕의 회고록을 읽었다. 나폴레옹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원정기와 카이사르 이야기에서 많은 영감을 얻기도 했다. 카이사르가 자신의 이상형이라 밝히기도 했다. 그의 책 읽기는 단순한 교양 습득의 차원을 넘어섰다. 나폴레옹은 역사적인 인물들로부터 자신의 일을 강화시켰다. 즉 전장의 신호를 판독하고 해석하는 기교를 훈련받은 셈이다.


책이 주는 매력에 빠지면서 나폴레옹은 언제나 책을 읽으려 했다. 가난한 장교 시절에도 그랬고 출세한 권력자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소위 임관 후 가진 첫 휴가. 그가 고향에 가져간 것은 책을 가득 담은 커다란 궤짝이었다. 또한, 그의 뒤에는 항상 책 바구니를 든 사서가 따라다녔고, 전쟁터까지 이동식 도서관을 가져갔다. 그래서 요즘의 독서가들에게는 그의 책 읽는 방식-언제 어디서나 책을 가까이하라-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한 인간으로서 발휘한 나폴레옹의 통찰력은 독서가에 대한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그의 통찰력이 주로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과 권력 투쟁에서 빛을 발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가 독재자, 정복자, 전쟁광이라는 역사의 또 다른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를 한 명의 독서가로 읽는다. 그럼에도 그에 대한 해석과 평가는 여전히 다양하다.


『전략의 역사』를 저술한 로렌스 프리드먼은 나폴레옹이 통찰력을 잃어가는 1812년의 보로디노 전투와 1815년 워털루 전투의 패배를 살피며 이렇게 적었다. “전쟁 교본을 쓰는 사람들은 나폴레옹이 거둔 독창적인 승리의 원천뿐만 아니라 궁극적인 패배의 원인도 함께 생각해야 했다.”


총성 없는 기업 전장에서 나폴레옹의 도전은 다른 평가를 받았다. 2014년, 나폴레옹의 모자(마렝고 전투에서 썼던 이각모)가 경매에 나왔다. 낙찰가는 5억 원으로 예상되었지만 26억 원에 국내 한 기업에 낙찰됐다. 그 기업은 나폴레옹이 1%의 가능성을 보고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과 잘 맞아서 경매에 나섰다고 밝혔다. 나폴레옹의 쿠 되이는 예나 지금이나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읽어야 읽을 수 있다


또 한 사람이 있다. 그는 한 청년의 편지에 이렇게 답장했다.


“Read, read, read.”


답장을 쓴 사람은 세계 제일의 부자였다.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존경받는 부자’ 워런 버핏이다. 그는 성공의 지혜가 무엇인지 가르침을 청하는 청년에게 반복하며 강조했다. ‘읽고, 읽고, 읽어라’.


워런 버핏.png 워런 버핏 (사진: 공식 트위터 X)


워런 버핏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읽기를 강조했다. 1994년 <오마하 월드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책을 읽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아마 하루에 최소한 6시간이나 그 이상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다른 매체에서도 “나는 주로 읽기를 통해 배워 왔다”라고 했다.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도 그는 읽기에 푹 빠진 사람이다.


워런 버핏의 부인은 그가 ‘늘 무언가를 읽는 사람’이라며 “책 한 권과 60와트 전구만 있으면 행복해할 사람”이라 했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업자 찰스 멍거는 그를 쉬지 않고 돌아가는 ‘학습 기계’라고 표현했다. 워런 버핏은 말한다. “우리는 읽습니다. 그뿐입니다.”


그의 읽기는 어려서부터 시작되었다. 아버지 사무실과 할아버지 집 그리고 동네 도서관에서 만나는 책들은 그에게 백만장자의 꿈을 심어줬다. 열 살에 ‘스스로를 위해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는 워런 버핏.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았다. 그래서 대학 재학 중이던 19살 때는 벤저민 그레이엄 교수의 『현명한 투자자』라는 책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이 책을 읽고 이렇게 말했다. “황홀했습니다. 그 책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관련된 책들을 깡그리 읽었습니다.”


워런 버핏이 책을 읽은 이유는 분명했다. 세상이 더 잘 보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책이란 바라는 곳으로 안내하는 길잡이였다. 그것은 남보다 멀리 볼 수 있는 ‘거인’의 어깨였고, 시장이 보내는 신호를 해석해 주는 번역기와 같았다. 그러니 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자신이 선택한 분야의 책, 가령 주식이나 투자에 관한 책은 무엇이든 읽었다.


투자를 위한 기업 소개서는 한쪽씩 꼼꼼하게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었다. 1만 쪽에 이르는 투자 자료집도 그렇게 읽었다. 대학원 시절에는 학교 도서관에서 신문만 읽은 적도 있었다. ‘독자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는 읽고, 읽고, 또 읽었다.


"1929년을 기준으로 해서 그 이후에 발간된 신문을 읽었습니다. 아무리 읽어도 늘 부족한 느낌이었죠. 기업계나 주식 시장 관련 기사뿐만 아니라 뭐든 다 읽었습니다. 역사는 흥미롭습니다. 어떤 장소나 사건 심지어 광고들까지 모두, 신문 속에 들어 있는 역사에는 뭔가 있게 마련이죠.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줍니다.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생생하게 증언해 주죠. 과거 세상 속으로 온전하게 돌아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워런 버핏의 성공에는 ‘읽기’가 작동하고 있다. 그는 읽기로 세상 읽는 법을 익혔다. 그 역시 읽기의 달인이다. 시장과 기업이 보내는 신호를 판독하고 해석하는 자신만의 능력을 오랜 세월에 걸쳐 개발한 것이다. 그렇게 그는 세상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표현한다.


그렇다고 그의 성공 원인을 ‘독서’라는 이 한 단어로 쉽게 결론 내리기 어렵다. 나폴레옹의 18세기와 워런 버핏의 20세기 그리고 지금은 다르다. 여러 매체가 등장했다는 말이다. 책은 읽기의 강력한 교재지만 그것은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그래서 책은 언제나 ‘독’을 위한 ‘서’로 존재한다. 세상을 읽기 위해 책을 선택할 뿐이다. 이 말은 세상 읽기에는 책 말고도 여러 가지 도구가 있다는 것이고 그 가운데 하나를 핵심적으로 사용한다는 이야기다. 신문, 잡지, 보고서, TV, 인터넷, 요즘에는 유튜브에 이르기까지 선택할 수 있는 매체는 다양하다. 하지만 읽는 이들은 그 가운데 하나, 책을 선택한다. 책이 세상을 판독하는 가장 탁월한 매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가령, 프랑스 철학자 사르트르의 고백처럼 말이다. 그는 이렇게 밝혔다. “나와 이 우주의 조우는 책에서였다.” 스티브 잡스의 ‘우주’는 소크라테스였다. 그는 “소크라테스와 함께 오후 반나절을 보낼 수 있다면, 내가 가진 모든 기술과 맞바꾸겠다.”라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가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어떻게 했을까? 그의 글과 생각을 읽지 않고서는 어려웠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의 ‘이상적인 독자’였다.


워런 버핏이 읽으려고 한 것은 책 몇 권이 아니다. 그가 읽으려고 한 것은 자신의 열망이 꿈틀거리는 금융 시장과 월 스트리트의 한복판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기업들이었다. 달리 말해서, 그가 읽으려고 한 것은 남들이 보지 못한 엄청난 기회였고 돈의 흐름이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 사무실 근처의 주식 객장에서 만났던 숫자들의 경쾌한 움직임, 그 의미를 파악하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선택한 분야의 세계를 읽기 위해 책을 읽었다. 이것이 우리에게 전하는 의미는 분명하다. 읽어야 할 세계가 넓은 사람과 그 세계가 분명한 사람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책이 나의 무기다


나폴레옹과 워런 버핏은 권력과 부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읽을 줄 아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전장을 읽고, 객장을 읽는 눈이 탁월했다. 감추어진 진실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있었다.


클라우제비츠의 말처럼 ‘오랜 관찰과 사색’에서 비롯한 통찰력이 남다른 삶을 만들었다. 예리한 관찰과 깊은 사고. 그것은 평범한 정신의 소유자가 자신의 비범함을 깨달아가는 방식이다. 그것은 정신의 도약이고 삶을 바꾸는 동력이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이 힘을 발휘하는 무기가 있었다.


보고 생각하는 것은 오랜 ‘훈련’의 결과다. 관찰과 생각에 게을렀던 습관에서 벗어나 일상을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전 경험도 갖춰야 한다. 한 분야에서 숱하게 시행착오를 거치며 터득하는 문제 해결의 경험이 있어야 한다. 하나의 경험이 새로운 상황에 응용되고 여기서 비롯하는 경험이 또 다른 일에 적용되는 과정을 지나야 한다. 이를 반복하면 능력은 날카로워진다. 한 분야에 오래 몸담은 사람들은 굳이 통찰력이라 말하지 않는, 그저 ‘힐끗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대처한다. 그만한 훈련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실전 경험을 ‘실전처럼’ 가르쳐주는 것이 책이다. 주인공의 사랑 때문에 울고 웃는다. 한 사람의 짜릿한 역전 드라마는 희열을 느끼게 한다. 역사의 아쉬움은 새로운 역사를 꿈꾸게 한다. 그래서 책 읽기는 자기 생각을 단련하는 시간의 누적이고 자기 일에 대한 예리한 관찰력을 제공한다. 생각하고 자세히 보게 만드는 것은 언제나 책이었고, 그것의 읽기에 있다. 그 오랜 훈련을 거치면서 ‘그들은’ 신호를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


따라서 ‘다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한 분야에서 성과를 얻으려면, 그 분야에서 독자적인 경지에 이르려면…… 읽어야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을 남과 다르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나의 안과 밖에서 다가오는 신호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읽기는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읽기는 읽기로 시작한다. 책은 모든 읽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우리 삶을 더 잘 이해하게 한다. 읽으면 더 잘 읽을 수 있다.


탁월한 읽기로 세상을 다르게 해석한 두 사람의 리더(reader)를 살펴보았다. 이들은 책을 무기로 사용할 줄 알았다. 그리고 그 무기를 자신의 삶과 세상에 적용했다. 우리에게도 책은 다음 길을 보여주는 ‘쿠 되이’다. 그리고 무기다. 그것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책은 위험한 무기다. 그렇다고 무기를 내려놓지 마시라. 바라건대 좋은 리더(reader)가 되시라.


리더(reader)가 시대의 주인공이다. 그들이 AI 시대에 맞는 사람, 꼭 필요한 사람이다. 그들은 늘 질문을 품고 있다.



● 워런 버핏 이야기는 Part 2. 워런 버핏을 참조하시라.


※ 이 글은 2015년 3월에 낸 『언더라인』을 다듬어 올린 글입니다.

현재, 『언더라인』 개정판을 준비 중입니다.




* 조르주 보르도노브, 나은주 옮김, 『나폴레옹 평전』, 열대림, 2008

** 카알 폰 클라우제비츠, 김만수 옮김, 『전쟁론 1』, 갈무리, 2013

*** 앨리스 슈뢰더, 이경식 옮김, 『스노볼 1』, RHK, 2013



01. 청춘, 독讀해야 산다


02. 우리는 읽는 인간, 호모 레겐스다



03. 읽는 자는 한 발 앞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