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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 Jan 05. 2024

시 짓는 마음

여는 말

자작시로 연재의 시작을 알립니다. 


 시 짓는 마음


 시를 짓는 마음은

 밥을 짓는 마음이고

 옷을 짓는 마음이며

 집을 짓는 마음

 

 때때로 

 시를 짓는 마음은

 죄를 짓는 마음이고

 한숨짓는 마음이며

 눈물짓는 마음

 

 그럼에도 

 시를 짓는 마음은

 이름 짓는 마음이고

 짝을 짓는 마음이며

 무리 짓는 마음

 

 시를 짓는 마음은

 알 수 없는 표정 그리고

 살포시 미소 짓는 마음

 손끝에 힘을 주고도

 성글게 매듭짓는 마음




시인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시를 짓는 마음에 관해 생각했습니다. '짓다'라는 동사가 시나 글뿐만 아니라 삶을 다각도로 표현하고 있다는 데 생각이 닿았습니다. 시를 짓는 마음은 식의주(밥, 옷, 집)처럼 절실하고도 평범한 일상의 표현이고, 삶의 어두운 면(죄, 한숨, 눈물)을 담담히 고백하는 용기이며, 그 아픔을 관계(이름, 짝, 무리) 속에서 극복하려는 노력이 아닐까요. 그리하여 시는 고달픈 삶 속에서도 우리를 미소 짓게 하는 희망의 언어가 되어 줄 것입니다. 그 마음을 탐구하기 위해 연재를 시작합니다. 


매주 <시 짓는 마음>의 시어(語)가 포함된 기성 시인의 작품을 소개하려 합니다. 시 한 편에 해설과 감상을 덧댄 글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시대상을 담은 시 두 편을 비교할 수도 있고, 때로는 세 편 이상의 시를 소개할 수도 있겠습니다. 시의 세계를 탐험하는 즐거움을 함께하고자 합니다.


브런치 북 <시 짓는 마음>의 목차입니다.


01. 시 짓는 마음: 여는 말

02. 밥 짓는 마음

03. 옷 짓는 마음

04. 집 짓는 마음

05. 죄짓는 마음

06. 한숨짓는 마음

07. 눈물짓는 마음

08. 이름 짓는 마음

09. 짝짓는 마음

10. 무리 짓는 마음

11. 미소 짓는 마음

12. 매듭짓는 마음: 맺음말




시를 잘 알아서 연재를 기획했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시를 진지하게 읽고 습작한 지 겨우 육 개월 남짓 됐습니다. 그전에는 시는 교과서에서만 보고 시집 한 권 제대로 읽어본 적 없었습니다. 이성이 감성의 멱살을 잡는 T형 인간이기에 시의 세계는 안드로메다처럼 멀기만 했습니다. 어떤 시는 바로 와닿았지만, 어떤 시는 여러 번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시는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을 느끼며 암호 해독하듯 읽었습니다. 시를 잘 알지 못하지만, 시의 세계에 가 닿고 싶은 마음으로 연재에 도전합니다. 


<시 짓는 마음>을 감상해 주세요. 그리고 매주 제시된 시어로 시 한 편 지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시어드릴게." 

- feat. <시세계>


첫 번째 시어는 "밥"입니다. 


자, 이제 시작(詩作) 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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