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단상이 섞인 날
하나, 나는 마음이 급해지면 단순한 실수를 하는 편이다. 그래서 되도록 마음이 급해지지 않도록,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그게 내 마음대로 늘 유지가 될까. 마음이 앞서 급해지는 날이면 늘 그렇듯 기본적인 실수를 하고 지적을 받는다. 그리고 자존감이 내려간다. 이렇게 툭 떨어진 자존감은 다시 올리기 쉽지 않다. 세심하게 공을 들여 다독이고 다독여야 회복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고 해서 늘 잘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 막내 생일이라고 케이크를 사러 갔다. 퇴근길에 들러 사려던 참이라 회사 근처 맛있다는 디저트 가게를 찾아갔는데, 폐업이다. 폐업한지 좀 된 듯 가게 자리는 이미 카페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공사중으로 가려진 가림막. 짐작컨대, 코로나로 인한 것이겠지 싶다. 그래서 갑자기 케이크를 살 수 없게 되어 나는 부랴부랴 길 건너 꽃집으로 갔다. 평소 미리 만들어둔 꽃다발이 가득한 가게인데, 그날 따라 꽃이 없었다. 꽃다발을 만들기 위해 이리저러 꽃을 골랐다. 꽃다발을 포장해서 나오는 길에야 로즈데이인 것을 알았다. 로즈데이였구나. 의미를 담은 날에 사랑하는 막내를 위해 꽃을 살 수 있어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