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처럼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이제는 내 120%를 쏟기로
너와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처음 너를 알게 된 그날부터야.
너는 위트 있고 자신감이 넘쳤지. 얘기를 들어주는 네 모습은 언제나 진지했고 성심성의껏 네 의견을 내게 말해주곤 했어.
어느 여름날 회사 주변을 같이 산책하면서 벤치에 앉아 편의점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먹던 날이 생각나니? 너는 내 고민을, 나는 네 고민을 몰입해서 들었지. 나는 네가 들어주는 것만으로 큰 위안을 얻었다.
그 이후로도 네가 스쳐 지나갈 때마다, 좀 더 가까운 관계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아니 자주 했었지.
하지만 시간이 흘러 내가 직장을 옮기면서 각자의 일상이 바뀌고 우리는 더 이상 마주칠 기회가 없어졌어. 그래도 종종 안부를 물으며 밥 한번 먹자는 말을 몇 번이나 했었잖아? 하지만 기회가 없었지. 그러던 넌 내 생일을 잊지 않고 선물로 커피 기프티콘을 선물했었지.
비록 다른 여러 사람들이 보내준 기프티콘과 다를 바 없었지만, 다른 기프티콘과는 또 달리 참 반가웠다. 그날 나는 네 다음 생일을 꼭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어.
그런데 또 시간이 흘러 흘러 문득 네 생각이 났을 때쯤, 그때는 이미 네 생일이 지나고 난 후더라. 이제는 밥 한번 먹자고 말하기도 어색한 사이가 되어 버린 것 같다.
과거의 나는 우리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었을까. 최대치를 100%라고 하면 50%? 아니 30%도 안되지 않을까.
종종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그때 100%의 시간과 노력을 네게 쏟았다면. 너에 대한 내 관심에 좀 더 귀 기울이고 널 만나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었다면,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멀어졌을까?
그날 먹었던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갑자기 네 생각이 났어. 여름이 몇 번이나 지나고 이제 우리는 그때보다 아주 조금 더 성숙했지만,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은 더욱 자극적으로 바뀌었네.
너를 추억하며, 언젠가 너처럼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이제는 내 120%를 쏟기로 결심해 본다.
내가 먼저 약속을 잡고 대화를 들어야지. 생일은 미리 체크해서 12시가 지나면 땡 하고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