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가시죠.”
무신은 말없이 그를 따라 편의점 밖으로 나갔다. 황씨는 편의점 앞 테이블에 맥주와 안주를 내려놓고 의자를 꺼내 앉았다.
“와 덥구만.”
그렇게 말하며 맥주 캔을 딴 그는 그것을 무신에게 건넸다. 이어서 자기 것도 집어들어 딴 그는 그것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아 시원하다!”
무신은 천천히 맥주를 들이마셨다. 냉장고 안에 있다 바깥으로 나온 맥주 캔 표면에 맺힌 물방울이 손가락을 적셨다. 황씨가 물었다.
“날도 더운데 어디 여름휴가라도 안 다녀오세요?”
그의 연속된 친절에 조금은 마음이 부드러워진 무신이 대답했다.
“어디 갈 데가 있어야죠.”
“그렇죠. 뭐 마땅히 갈 데도 없고…….”
무신은 지난 번 황씨가 들려줬던 얘기가 떠올라 그의 어머니가 살고 있다는 전라도 어디라도 한번 다녀오지 그러냐고 말했다.
“찾아뵙긴 해야 되는데, 요 모양 요 꼴로 가긴 좀 그래서…… 동생 녀석이 고향집이랑 가까운 남원에 살고 있으니까 자주 들러서 말상대도 해드리고 할거에요.”
황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오징어를 집어들어 우적우적 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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