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광호 Dec 18. 2018

창문 없는 방_13

“아이고, 왜 이렇게 얼굴 보기가 힘들어요. 나 지금 막 일 마치고 들어왔는데 요 앞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 할래요? 시원하게. 내가 살게요.”


그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그와 나누고 싶은 얘기도 없었지만 시원한 맥주 한 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무신의 마음을 그의 제안 쪽으로 기울게 했다. 


“지금요?”


황씨가 그 두꺼비 같은 얼굴에 화색을 띠며 말했다. 


“말 나온 김에 바로 가죠. 어차피 나가면 또 땀 날 테니 맥주 마시고 와서 씻고.”


둘은 계단을 내려가 고시원 밖으로 나왔다. 눅눅하고 후덥지근한 저녁 아홉시의 여름바람이 자연스럽게 술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기세 좋게 편의점 안으로 들어선 황씨가 냉장고 앞으로 가 맥주 두 캔을 집어들더니 말했다.


“드시고 싶은 안주 고르세요!”


무신은 버터구이 오징어와 작은 믹스넛 한 봉지를 집어들었다. 


“지난번에 사셨으니까 오늘은 제가 살게요.” 계산대 앞에 선 무신이 그렇게 말하자 황씨가 정색하며 말했다. 


“무슨 소리! 아가씨 여기 계산해줘요!”


그는 재빨리 주머니에서 꾸깃꾸깃한 오만 원짜리 지폐를 꺼내 카운터의 알바생에게 내밀었다. 거스름돈을 받은 그는 맥주와 안주를 집어들며 말했다. 


<창문 없는 방>의 출간을 알리는 연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설의 전체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알라딘, 예스24, 영풍, 교보에서 <창문 없는 방>을 찾아주세요. 여러분의 관심과 구매가 한 젊은 작가의 지속적인 창작을 가능케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창문 없는 방_1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