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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별 Oct 12. 2022

퇴사 준비생의 일기 11.

망하면 안 돼


회사 점심시간. 밥을 대충 먹고 산책을 나섰다.


조금 전까지 복작대던 실내와는 다른 한적한 분위기의 길. 다 쓰러져가는 구도심에, 성수동에서나 봤을 법한 인테리어로  리모델링된 카페들이 속속 숨어 있었다.


하천 변의 건물 몇 개는 아예 새로 지었고, 어떤 것은 한창 공사 중이네.


여기, 꽤 핫한 동네였구나.


나도 낡은 상가건물을 하나 사서 모던 앤 시크하게 고친 다음 월세를 받는 상상을 해 본다.






엊그젠 동네에 공매로 나온 상가를 보고 왔다.


근처 부동산 중개사 아주머니는 반색하며 받아 오면 임차를 빼 주겠다고 했지만, 상대의 호의적인 태도가 되려 내 마음을 경직시켰다.

 

집에 와서 찬찬히 서류와 네이버 부동산을 들여다보니, 직접 사업을 해야만 수지가 맞을 것 같다.


대출 금리가 워낙 높아졌어야 말이지.


현금이 가장 귀한 자원인 상황이라 꼭 이것이어야만 하는지 신중한 한편 소심해진다.


월급 외 소득을 만들려면 임대를 놓을 상가만 알아봐서 될게 아니라 입점시킬 사업체에 대해서도 스터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부터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조무래기긴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 있다.


전쟁터 밖으로 나가기 위해선 주먹구구식은 안 된다는 것.


실패하더라도 작게 실패할 수 있는 걸 하거나, 실패하지 않을 수 있는 로직이 필요하다. 그래야 그다음의 성공이 있으니까.


돈과 시간은 한정적이다.


그리고 내 삶도.





1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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