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삶의 소감 06화

밤이 주는 용기

감성이 주는 이불킥

by 제이디

'밤'



참 묘하고 스스로에게 있는 한껏 솔직해지게끔 만드는 술(?)같은 시간같달까. 심지어 나는 술을 하지도 않는데, 유독 밤이 되면 괜스레 센치(?)해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마냥 감성적이게 만드는 게 전부는 아니다. 낮에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보게 하고, 생각치 못했던 것들을 다시 되뇌이게 하고, 나도 몰랐던 내 마음 속 깊은 곳을 알게 해줄 수 있는 묘약 같은 시간이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 밤은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용기를 주는, 하루 끄트머리 쯤 어딘가에 있는 숨겨진 나만의 비밀장소 같다.


사실 잠이 많은 편인 나로서는 밤이 주는 이 귀한 시간을 알게 된건 야간 근무를 하고 나서부터였다. 야간 근무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내게 있어 밤은 그저 두 눈은 감고 두 발은 쭉 뻗고 자는 시간이었는데, 막상 일로 밤을 지새우게 되니 마냥 피곤하다고 해서 잘 수가 없고,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까 하는 고민을 시작으로 밤을 즐길 수 있게 된 듯하다. 혼자 공원에 가서 이어폰 끼고 자전거를 타는 게 기대되는 일이 되었고, 밤 공기 마시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걷는 일도 참 좋다. 사람도 몇 없는 거리가 누군가는 그렇게 무섭고 외롭다고 하는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참 고요하고 예쁘다.


그런 시간 속에서 오늘의 나는 어땠는지, 어떤 순간에 내가 어리석게 굴진 않았는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가까운 이에게 여전히 난 옆에 있을만한 사람인지, 뭔가 하고 싶은 건지, 지지 않으려 있어보이고 싶은 건지. 이렇게 저렇게 다채로운 문장 속에서 나를 대입하다 보면 지금의 나보다 좀 더 나아질 결심도 하게 되고, 그 때 내가 왜 그랬을까 하면서 아무도 모르지만 혼자 창피해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밤이 흥미로운 건 앞서 했던 말과는 사뭇 정반대되는 말이지만, 낮에 보는 사람들의 모습보다 밤에 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 행복해 보이고, 더 즐거워 보이는 것도 한 몫한다. 이미 옷에서부터 자유스러움이 폴폴 느껴진다. 술집에서 보이는 사람들은 큰소리 내서 웃고, 떠들고, 길 가는 사람 중에는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노래도 목청껏 부르게 만들어주는 게 바로 '밤'이 주는 용기가 아닐까. 그래서 밤거리를 거닐면서 사람 구경하는 것도 꽤나 재미있다.


그렇게 낮에는 볼 수 없던 스스로의 이면적이고 의외인 모습에 취해 다음 날 아침을 맞으면 아, 그때 내가 왜그랬나 싶은 후회과 지난 기억이 솟구쳐 올라와 이불킥을 있는 힘껏 하게 만드는 것이, 꼭 '밤'이라는 게 나를 엿먹인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사실 내가 정신 못차린 건데 왜 괜히 밤 핑계를 대나.)

밤은 그렇게 나를 한 층 더 조심스럽게 만들고, 성숙(?)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기억은 남아있어 틈틈히 나를 수치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자니...?"

"뭐해?"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