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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감감무 Dec 16. 2023

사랑의 전설 - 이승우

<생의 이면>의 그녀는 다양한 형태로 작가의 여러 작품에서 등장한다. 대개 사회적으로 나보다 성숙한 연인 앞에서 초라해진 주인공이 오해로 인해 질투가 폭발해 연인에게 상처를 입히고 이별을 맞이하는 식이다. 내 기억에 이 사건은 작품 내에서 여러 사건 중의 하나(중요하지만)로 만 다뤄졌던 것 같다. 이것이 핵심이었던 작품은 단편을 찾아보거나 하면 있겠지만 나는 처음 읽은 것 같다.

여차저차하다 대학시절 추억의 장소인 음악다방에서 발견한 사랑의 화석은 그를 추억에 사로잡히게 한다. 사랑에 빠진 자는 모두 신비주의자가 된다는 그의 말처럼 모든 것이 그녀를 다시 보게 되리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늦는다. 늦는 것은 하루를 늦어도 늦은 것이고 십 년을 늦어도 늦은 것이다. 특히나 이것이 죽음이라면 절대 돌이킬 수 없다. 그러나 늦었다고 사랑이 끝나는 걸까. 상대가 없다고 해서 사랑이 멈출 수 있을까. 그의 다른, 먼 훗날의 작품인 <사랑의 생애>에서였나 정확하지 않지만 그는 사랑을 사람에게 기생하는 것으로 표현했다. 사랑이 내게 기생해있다면, 내가 아직 숙주 라면 사랑은 계속된다. 다른 상대를 통해서라도 그 사랑은 살아간다.

고해성사하는 자는 어떤 심정으로 자신의 죄를 털어놓는 걸까. 그녀는 고통을 준 것으로 서규진이자 박부길은 죄를 얻는다.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사랑 앞에서 용기를 내지 못한 죄다. 소설로 삶을 복무하는 그에게 이런 고해성사적인 글은 어떤 의미일까.

써놓고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는 독후감은 간만인 것 같다. 어쨌든 굉장히 좋았다. 이 작품은 지금 절판인 거 같은데 다시 살아나야만 하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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