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웃이란 말의 쓰임이 확연히 줄어든 것 같다. 블로그의 이웃, 서로이웃을 나도 모르게 팔로우나 맞팔이라 하곤 한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 말은 어색하게 들린다. 괜히 우리라는 말을 아끼게 됐다. 공동체보다는 나를 먼저 생각하게 됐다. 기대가 없어져서 그렇다. 이런저런 관계들은 피로하기만 했다. 사람은 내게 피곤함만 주는 존재들이라고 여기게 됐다. 상대가 내게 어떤 사람인지는 잘만 생각하면서 그들이 볼 내 모습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스스로를 고립시키면 편해질까 멍청한 생각을 하던 와중에 이 책을 만났다. 사실 별생각 없이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라 샀다. 생각이 멋지고 글 잘 쓰는 동네 형 같은 작가다. 멍청한 동생에게 이런저런 생각해 볼거리들과 재미난 여러 작품들에 대한 이야깃거리, 그리고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 인간이 최소한 갖춰야 할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해 말해주는 따듯한 책이었다. 그러면서도 강요하거나 무리해서 해결책을 내놓으려 하지 않고 우리는 우리일 수밖에 없으니 함께 생각해 보자고 설득하는 착한 글들이었다. 같이 술 한잔해보는 게 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