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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돈을 아깝지 않게 쓰는 연습

by 이지현

대학생에게는 월급보다는 시급이 익숙하다. 그래서인지 돈을 시간으로, 시간을 돈으로 환산해 보는 습관이 생겼다. 이걸 하면 얼마를 벌 수 있고, 이걸 사려면 몇 시간을 일해야 하는지. 아직은 이러한 습관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시간도 돈도 자원으로써 소중한 줄 알고 아끼게 되었다는 것.


공부, 아르바이트, 휴식, 자기 계발 등.. 모두 다 챙기며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무색하게 한가하게 흘러가던 시간도 무언가로 채우지 않으면 불안했다. 휴식 시간에도 뭘 해야 할지 고민했고, '누워있지 말고 뭐라도 했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하는 일도 많았고, 그 사이에서 어느 쪽도 제대로 못하는 날이 많았다. 시간은 늘 모자라는 거였다. 또, 내가 이리저리 휘둘리니 남아있는 돈도 없었다.


시간과 돈을 쓰고도 후회가 남았던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최소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을지 생각했다. 선택을 조율하며 자연스럽게 '참을 수 있는 것'과 '지금 해도 괜찮은 것' 사이의 감각을 익히며 나를 관리하는 법을 배웠다. '참을 수 있는 것'과 '지금 해도 괜찮은 것'을 구별하는 기준은 '나'였다.


시간과 돈이 분명히 줄어든다면, '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어야 한다.

소비하기 전에 항상 되뇌었던 문장이다. 나의 경우, 쓰지도 않을 것들을 사고 모으는 게 취미였다. 잡다한 것들이 서랍 하나에 다 들어가지 않을 지경에 다다랐을 때, 모두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곤 나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취미로 갖기 시작했다. 건강한 몸을 위해 헬스장에 등록하는 것. 가끔 전자책이 아닌 종이책을 사서 보는 것.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에 흥미를 들이며 시간과 돈을 쓰는 건 아무래도 괜찮았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고, 오히려 하루를 좋은 기운으로 순환시키는 데 효과가 컸다.


시간도 돈도 결국 자원이다. 그리고 그 자원을 무엇을 위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하루가 달라진다는 걸 점점 실감하게 된다. '아깝다'는 감정이 들지는 않았는지, 만족할만한 소비를 했는지 항상 점검하는 이유이다. 시간을 아끼는 것도, 돈을 아끼는 것도 결국 내가 나를 존중하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작정 줄이는 게 아니라, 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잘 쓰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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