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평생 박사로 살아가기 ▶ 현고박사부군신위
죽으면 묘비에 ‘박사의 묘’로 지정하고, 지방에는 ‘현고박사부군신위’를 쓰고 제사를 지낸다, 죽어서도 취득한 박사학위 칭호는 사라지지 않는다. 고인이 된 이승만 대통령을 이승만 박사로 불리는 이유다. 죽어서 성명 뒤에 붙는 호칭은 죽은 사람의 흔적을 강력하게 나타내는 증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군가는 개인의 죽음을 가장 큰 사건으로 기록하고 알린다. 죽음은 노쇠하여 자연히 죽음에 이르는 자연사, 병으로 죽음에 이르는 병사, 남에게 죽임을 당하는 타살, 스스로 자기 목숨을 끊는 자살이 있다. 죽음을 대하는 자세는 각자의 세계관에 따라 차이가 있어 스스로 죽음 이후의 삶에 관한 자세는 자신이 살아온 행동 양식이나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게 표출한다.
노쇠하거나 병으로 죽음에 이르면 관계를 맺어오던 사람과 죽음으로 이별을 의미하는 사별로 인해 남은 사람에게는 홀로 되는 외로움과 슬픔을 경험하며 남아있는 자의 사건이 발생한다.1) 노인들에게 있어선 함께 살아온 배우자의 상실은 매우 큰 고통과 충격이며, 인생의 동반자를 잃어버린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2)
사별한 노인이 인식하는 좋은 죽음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에서, 좋은 죽음에 대한 5개의 범주는 편안한 죽음, 후회 없는 죽음, 의미 있는 죽음, 자연스러운 죽음, 배려하는 죽음으로 구분하는데 ① 편안한 죽음의 범주에는 평온한 죽음, 고통 없는 죽음, 임종이 짧은 죽음, 임종 시까지 의식을 유지하는 죽음. ② 후회 없는 죽음의 범주에는 열심히 살다가 가는 죽음, 즐기다가는 죽음, 준비하는 죽음, 죽음을 수용하는 죽음. ③ 의미 있는 죽음의 범주에는 의미 있는 사람과 임종을 함께하는 죽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죽음, 선행이 있는 죽음, 영적 지지의 죽음. ④ 자연스러운 죽음의 범주에는 자연에 순응하는 죽음, 건강하게 맞이하는 죽음, 연명 치료하지 않는 죽음. ⑤ 배려하는 죽음의 범주에는 배우자와 함께하는 죽음과 부담 주지 않는 죽음으로 구분한다. 배우자와 함께하는 죽음은 일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좋은 죽음의 연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범주이다. 사별한 노인들이 특히 공감할 수 있는 함께 죽는 것, 뒷정리 후 따라 죽는 것, 비슷한 시기에 죽음이 홀로 남아있는 사람의 심리적․정서적인 부분이 깊이 나타난 특별한 범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좋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제언을 제시하면 ㉮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과 상담의 지속적인 확대 필요. ㉯ 사별한 노인들에게 죽음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현재의 삶을 더욱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노인복지 및 여가 증진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노인 관련 시설․기관․단체 등에서 죽음 준비교육을 효과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필요. ㉰ 장묘문화, 장례 절차, 죽음 체험, 유서 작성, 유산과 유물 정리 등의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며, 의미 있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친척, 친구, 이웃과 자주 왕래하면서 관계를 형성하고 봉사 및 기부활동, 종교 활동 등 지역사회 활동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역사회 지지체계 구축이 필요. ㉱ 사별한 노인들의 좋은 죽음과 죽음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홍보․교육․인식개선 활동이 필요. ㉲ 부부 장수 프로그램을 개발․보급이 필요하며, 사별한 노인들이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좋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장례와 관련된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사별한 노인들의 좋은 죽음은 자녀와 가족의 존재와 분리하여 생각하기는 어렵다. 자녀 및 가족과의 정서적 연관성을 고려한 노인복지정책 및 서비스가 수립돼야 한다고 제언한다.3)
땅을 움켜쥔 뿌리가 힘이 없어 땅을 놓을 때 죽음을 맞이한다. 사람이나 동물은 손아귀에 쥐는 힘이 없어 음식을 먹지 못할 때 죽음을 예감한다. 죽음은 생물의 생명이 없어지는 현상으로 감성이 사라지면 영속성도 사라진다. 죽음에 관한 관념은 인류에게 있어 보편적이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우선으로 꼽는다. 죽음을 회피한다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자신 삶 속에 의식적으로나 혹은 무의식적으로 남아서 본인에게 영향을 미친다.4)
삶을 오래도록 유지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면 만수무강한 것이다. 모든 생물은 계속 살지 못하고 노화하여 죽는다. 이것은 생명이 탄생하였던 태고 시절부터 현재까지 예외가 없는 생명 현상의 특징이다.
개체의 영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명체는 재생산된 후손에 의해 그 종족이 계속 유지되도록 진화되어왔다. 생명체의 수명은 종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개체에 주어진 환경과 개체가 가지고 있는 유전적 특성으로 결정된다.
생명체의 수명은 1일부터 1만 년에 이르기까지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식물의 수명은 길고, 동물의 수명은 상대적으로 짧다. 현존하는 최장수 식물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이터널 갓’ 나무로 현재 나이가 1만 2천 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헤이플릭은 태아의 섬유아세포 배양에서 최대 분열 수는 그 동물의 최대 수명과 비례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생쥐는 8번 분열로 최대 수명은 3년이고, 토끼의 섬유아세포는 20번, 말의 섬유아세포는 30번 분열로 최대 수명은 각각 20년, 50년이다. 이러한 비례에 의하면 인간의 섬유아세포의 최대 분열 수는 50~70번이니 이를 근거로 최대 수명을 환산하면 100~120세가 된다.
거북의 섬유아세포의 최대 분열 수는 80~110번으로 최대 수명이 150~200으로 계산되어 실제와 유사하게 잘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기네스북에 오른 인간의 최장수 기록은 1875년 2월 21일 프랑스에서 태어나서 1997년 8월 4일 사망한 잔느 칼망 할머니의 122년 164일이다. 칼망의 장수 기록은 여러 방법으로 확인되었다고 하니 인간의 확인된 장수 기록은 123세인 셈이다.
일본인 시즈마 시게치요도 1865년 이후 120년 237일을 산 것으로 기네스북에 보고되는 등 120세 근처의 장수 기록들이 많이 존재하는 것을 보아도 장수 기록을 근거로 한 인간의 최대 수명은 120세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수명이 긴 동물의 세포는 산화적 스트레스에 의한 여러 손상을 줄여주거나 회복하는 능력이 우수할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 손상의 회복이 우수한 것이 바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산화적 손상으로부터 세포의 손상을 적게 만들어 노화가 천천히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5)
수명을 늘려 장수하려면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해소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다. 선택은 당신의 자유의사지만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행여 가족의 지지가 없었다면 학위 취득은 중도에 포기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지구를 쉽게 흔들 방법을 알려줄까? 반원의 다리를 가진 의자를 만들고 그 위에 앉아 흔든 뒤, 지구를 흔든 의자에 등을 살짝 기대앉아 장노출로 사진을 찍으면 움직이는 별이 내게로 들어온다.
1) Parkes, C. M. (1998). Loss and Recovery. Journal of Social Issues, 44(3), 53-65.
2) 손의성 (2007). 배우자 사별노인의 적응에 관한 연구. 한국가족복지학, 21, 289-322.
3) 유용식 (2017). 사별한 노인이 인식하는 좋은 죽음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 한국지역사회복지학, 62, 1-31.
4) 이지영, 이가옥 (2004). 노인의 죽음에 대한 인식. 한국노년학, 24(2), 193-215.
5) 이재용 (2005). 동물의 수명은 어떤가. 과학과 기술, 38(7), 80-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