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야산에 토토리가 움직인다.
생생한 그림이 튀어나왔어요
식탁 밑에 코를 파먹는 아이
배를 깔고 앉아 요가하는 인형
그것들이 놀자고 움켜쥔 틈에서 나왔어요
도토리 안에 바람이 차원을 세우고 있다
눅눅하고 퀴퀴한 냄새로 무장한 검은 형체가 주변을 둘러쌓는다
몸체가 닿으면 부분이 썩어 문드러지는 칙칙한 매트릭스
삼신할미가 볼록한 배에 머리털을 억지로 그려 넣고는 입양되기를 기다린다
부모가 자른 바람에 연줄이 풀려 떨어질 때 불쑥 나타난 낙엽 허리를 감싸고 여행을 시작한다
떼구르 구른 비스듬한 구릉에 머물 때
평평한 오솔길 돌멩이로 오인받고 발질을 당해 바위틈에 끼여 수형 생활에 들어간 형제, 어쩌다 머리통이 깨지는 원통한 상을 당한다
어떤 날, 물컹한 동굴 속에 빨려 들어 귀밑샘에 흠뻑 젖은 생명들은 차곡차곡 쌓인 틈에 갇혀 움킬 날을 기대하며 월요일 출근 날의 지하철을 경험한다
바닥에 뭔가 움직임이 감지된다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지진 날숨이겠다
구르는 소리는 쿠르릉 샤샥 안에서 밖으로 터지는 힘이 대단하다
작은 구멍이 점점 커진다
그 안에서 검은 형체가 단단한 갑옷을 걸치더니 굳게 닫힌 날개에 피를 뿜어 온기가 털 끝으로 전해진다
혁명은 안에서 밖으로 밀어내는 숨으로 세계를 맞이하는 장엄한 도전이다
스스로 깨고 나오면 바람을 펼친 세상은 죽는다
불을 켜고 감긴 눈을 실처럼 띄웁니다
바닥은 누런 장판이 거칠게 서 있습니다
눈 사이 저 멀리 벌어졌습니다
눈 깜짝할 새가 있다니 환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