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산에 몽둥이가 산다고 하던데
서로서로 깜냥에 적합한 그릇을 찾아봅시다
디오게네스 그릇 인지 칸트 그릇 인지
주체자가 선택하는 순간 변합니다
우리 삶에 부딪히는 선인의 사상은 심오합니다
평생을 두드려서 단단하게 만든 철학이니까요
치킨 중닭이 날아가 강 위에 고기가 덜컹거린다
깃털이 듬성듬성 그릇 상자에 들어가 죽기 일분 전 같다
저 계곡 바위 산에서 휘익하고 내려오는 살점이 매를 번다
어쩌면 매를 벗겨 놓고 뛰는 듯한 움직임인데
고개를 푹 숙이고 위엄이라고는 일도 찾아볼 수 없다
그 많던 도움은 어디 갔을까
그렇게 살면 밥벌이나 하겠니
어디서 연금이 척하고 나오는 것도 아닐 텐데
휘익하고 지나치다 밑에서 고기가 널 쳐다볼 수도 있어
나는 위치에 있다고 아랫것들을 무시하다 보면 어느 순간 휙 하고
하늘 위로 나는 이빨 물린 떼를 만나 싸늘해질 수도 있다니까
다리를 물속에 집어넣을 땐 주위를 잘 살피고 슬쩍 담갔다 빼야 해
위험이 어림 잡힐 테니까
어쩌다 놀래 튀어오는 멍텅구리도 있지만
어차피 운과 운명은 쉽게 결판나는 것이 아니제
에헴 집안 잡도리나 잘하슈
그만하면 됐으니 잘 먹었수다
어떤 그릇을 가지고 싶나요
그 안에 무엇을 넣고 싶나요
먹고 마실 그릇을 선택하셨나요
그릇은 될 수 없지만 담을 수 있습니다
각자의 선택이 바로바로 깜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