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바람이 되어 분다

바람은 수없이 날 수 없다.

by 천년하루


바람은 사람이 아니다
저기 들썩거리는 숨길이 들리는가
그 위로 흐느끼는 소리가 보이는가
보고 듣지 않은 형체는 무엇이든 가능하다



숲길이 되어 본다

머릿결을 날리며 다가오는 향기가 지나간다
보자기에 구름을 가득 품고 잠을 청한다

오르는 땀이 보이는가



악몽은 어느 바람을 타고 돌아다니나
바람이 바람에 날리고 뭉쳐지고 구른다

검은 바람이다

바람이 풍하고 터진다



바람은 사랑을 퍼트린다

꽃을 피우고 생을 불어넣는다

바람은 생명의 숨결이다



바람이 달린다

돌고 돌아 뱃속으로 들어간다
바람이 숲길을 품었다
바람은 수없이 날 수 없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땅강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