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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경이

대대손손 경의를 표한다

by 천년하루


날 밟고 지나가라



난 너의 밑바닥을 쓸어 줄 테니



깨끗하게 목욕을 하여라



이슬을 머금고 정화수를 둘 테니



질흙이 엉겨도 상관없고



똥을 묻혀도 괜찮다



네가 가는 길에



내 씨앗들이



너의 길을 초록 카펫으로 물들게 할 테니



푸름이 깔린 구름 동산이 되거든



발바닥에 새날 태워 신혼 날개를 달아주어라



네 발 감싼 신 바닥의 여울진 떨림으로



허리 숙여 존속함에



대대손손 경의를 표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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