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속 파노라마

찰나가 소생하려 한다

by 천년하루


헐벗고 굶주린 나비가 갈 곳은 어딜까

배고픈 꿀벌이 갈 곳은 어딜까

단물 고인 드므에서 만날까


어쩌다

모기향과 오징어 뼈가

날름날름 허기를 채운 그릇은

미생이 넘치는 물집이지


편한 대로 이로운 대로

생명의 원천을 무시한 채

불질에 달아올라 아궁이를 헤치고

조청을 찾을 땐 어땠을는지


무리 떠난 자리만 빗으로 쓸 때

빠른 걸음이 두리번거리다

이미 날개는 물듦에 녹아

공간을 일으킬 처지마저 굳어

짓 뜯기는 상징에 주인일 텐데


차가운 삶이 점점 까매지는 원통으로 들어설 때

찰나가 소생하여

사각거리는 톱질이 빨리 맺기를

바랄 뿐

거쳐간 근본마저 통속에 뒤섞여 둥둥 떠다닐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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