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를 지고 제사를 지내다
내일 잠든 아침
마을 대피소 옆 탈곡장에서 겉겨를 벗긴다
딱장개비 흰밥에 물 말아
새우젓 두 점을 올려놓더니
숭늉 삼키듯 고개를 젖히고
대청마루 기둥에 어깨를 기대어 쪽잠을 삼킨다
불탄 하늘 달 삼킨 등딱지는 선산 자락 끝단에
둥지를 튼 메마른 땅거죽으로 한 걸음 두 걸음
마당에 볏짚이 왕릉이면
지겟작대기 뻘밭 고둥이 춤추고
노쇠한 등껍데기 들친 밑동은
마른하늘 방죽 둘러싼 돌덩이 물때에
나이테 두른 흙 장화를 벗는다
배갑 도굴은 온통 곁가지 우거져
달구지 발을 걸칠 일 없다
깊고 좁은 풀등은 등껍질 거죽이다
새벽녘 버려진 발자국 따라
깊게 파인 깨꾼 등지게 마지막 볏단에
작대기 괴어 꼿꼿이 앉은 채 깊은 잠을 청한다
한때 장사였던 지게꾼 엷은 안갯속으로
등갑 태운 새집 보며 살짝 웃는 모습에
지게 상여 내려놓고 철 지난 뻐꾸기
올 나간 노쇠 깃에 눈을 떼지 못해 뻐꾹뻐꾹
젯날이 다가오면 주인 없는 다랑이
허락도 없이 천 계단으로 소생하려
잡풀 등허리 무르팍 태움에
백화 거죽 거북으로 회생하여
지게를 지고 제사를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