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이 온다(feat. 매쉬)

동발은 세상을 거꾸로 맞선 용감한 대가리다

by 천년하루


검은 산에는 덕대*가 살아 있다

굿일꾼*은 몸집보다 숨이 터야 때깔이 난다

둘이 한 몸으로 선산과 후산에서 괭이를 잡는데

접은 촉수에 들러붙은 딱지를 검은 금이라 부른다


산속에는 막장이 도사리고 있다

막장은 낮에도 담흑빛을 낸다

척수에 붙은 금가루 곁에는 빛 먹는 독촉이 기생하는데

채귀 불빛에 놀라 입천장 끝에서 암흑 가루를 쏟아낸다


막장에는 동바리가 공생하는데 별명이 매쉬*다

동발은 세상을 거꾸로 맞선 용감한 대가리요

암흑 천지에 목을 땅에 박고 허리로 하늘을 감는데

단단한 밑동이 위로 향해서 힘에 눌려 꼬꾸라지지 않는 선수다


“아저씨, 광산에서는 사장이 됐든 소장이 됐든 상관없이 광부가 받아야 될 돈을 쪽쪽 빨아먹어서 그들의 눈알이 빨갛데요 광산에 덕대라는 놈이 있어요 요놈은 행실이 아주 고약해서 벼룩의 간을 빼먹고도 회식할 놈이라고 해요”*


탄 산업의 덕대제*는 노동자의 혈관 피를 채취하는 모기의 혈탄장

때깔 갱부는 뜨거운 열기와 분진 속에서도 강하다

그들의 두려움은 탄광 매몰과 진폐증이 아닌 덕대와 채귀의 장난질


광에서 동바리가 상하좌우로 하중을 받을 때 짐이 온다

한때 힘깨나 쓰던 나무동발은 쇠동발에게 자리를 내주고

밖으로 떠돈 지 오래다


글 껍질을 캐는 이 순간

막장 붕괴 노리며 암흑 천지에 기생하는 출수와 죽탄

숨 막힌 세상으로 탄부를 밀쳐 보낸 눈알 시뻘건 덕대

금 빛나야 빚이 한숨 쉰다며 곡 없이 괭이질시키는 채귀


오늘도 공든 매쉬 짐이 올까 두려운 덕대와 채귀 앞에서

탄탄한 동발로 막장 경기에 출전해 첫 금맥을 뚫는다



* 광산 임자와 계약을 맺고 광산의 일부를 떼어 맡아 광부를 데리고 광물을 캐는 사람
* 광산에서 채굴 작업에 종사하는 인부
* 광물자원용어사전 (2010). 목재3매쉬: 3본의 갱목을 조합한 틀로서 기본적인 지주이다.
* 노지현 (2016). 탄광지역 노동자의 생애사 연구: 탄광촌 키드에서 카지노 방랑자로. 비판사회정책, (51), 521-563.
* 광산 경영의 한 형태 채광은 덕대가 하고 채광한 광물은 계약에 따라 삼 대 칠 또는 사 대 육으로 덕대와 광산 임자가 나누어 갖는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