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이 내린 길을 맨 앞에 서서 가다
옆 부서의 행려시가 미정을 만나자 눈물이 얼어붙었다
싸늘한 분자를 분쇄기에 넣어 유리벽엔 짠함이 맺혔다
원자가 순수 되려 엉겼다 찢어지는 부딪힘이 어땠을까
안개 분무가 솜털에 앉아 검 덩어리 속에 찬 열을 빼고 앞장서서 내밀었겠지
부동 표리가 있거나 없거나 막대기는 엎어진 상태인데,
사무실 안팎이 바뀌었다
길고 복잡한 사무실로 옮겨져 있었다
예전에 밀대를 들고 다니며 왜 통 큰 복도가 필요할까
마른 걸레질로 바닥의 물기가 들고 서는 모양새는 아니었는데,
책상에 앉은 석 달 치 먼지를 분무기로 적셔 롤 한 칸에 살살 묻힌다
냉동 박스에 뭉쳐 있던 실타래를 하나하나 인줄 받침대에 가지런히 뉘어 지하 승강장 계단 아래 줄을 세운다
수 능력자의 손길을 마주한 모양이다
부서 명칭이 바꿔졌다
홀로 나가 판을 보니 정식 부서 명패는 들어서지 않았다 먼발치에서 펼쳐보니 새벽녘 무연고로 명명되었다
아침을 맞으려면 이슬을 피할 장소가 준비돼야 하는데
숙직실에 뗏장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벌거숭이다
사인 보호를 위한 가림막 줄 잡이가 빠져있다
이상하게 생긴 줄이 마구잡이로 엉켜 있어
피륙 거미줄에 물방울이 걸려 발버둥이다
옆 사무실은 넓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안에서 자수 간부가 만장을 들고 나온다
미정이 인사를 하는데 고갤 저으며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수어로 이젠 괜찮아 무명 줄을 쓰다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