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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Nov 12. 2022

불편한 편의점 2권

가슴 따스한 편의점 알바 이야기

아름다웠던 단풍도 슬슬 떠날 채비를 하는 11월 중순의 불금 저녁. 침대 머리맡에서 '불편한 편의점' 2권을 읽었다.

소설은 서울역 노숙인이자 편의점 야간 알바이자 1권의 주인공이었던 독고 씨가 떠난 지 약 1년 반 후 시작된다.

세상은 달라지고 편의점도 바뀌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에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갑갑한 현실은 소설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편의점을 팔자고 조르던 염 여사의 말썽꾼 아들 민식은 사장이 되었고, 아들과의 불화로 답답해하던 선숙은 점장이 되었다. 사장 민식은 경영에는 관심이 없고, 점장 선숙은 그러한 사장이 못미덥기만 한데, 그 와중에 새로운 야간 알바가 들어오며 예측불허와 웃음과 따스한 온기가 담긴 이야기가 펼쳐진다.

불편한 편의점 2권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누구에게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쉬어가는 공간이 필요하다" 정도가 될 것 같다. 사람에게는 잠시나마 몸과 마음을 기대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자신이 서 있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지혜나 어려움을 극복할 의지도 생긴다.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가족이 울타리가 되는 '가정'이 그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급변하는 사회는 그러한 전통적인 가정의 역할을 해체해 버리고, 사람들은 삶의 어려움에 스스로 직면하고 해결해야 하는 외로운 존재가 되어 버렸다. 저자는 외로운 현대인들이 잠시나마 쉬어가며 새로운 용기를 찾는 마음 따스한 이야기를 선사한다. 그리고 그 공간이 바로 '편의점'이다.

여기서 의문 하나. 왜 제목이 '불편한 편의점'일까.

빈틈없이 잘나가는 편의점이라면 구태여 사람이 나설 자리가 없었을 것이다. 불편하고 부족한 편의점이기에 사람의 정(情)으로 채워나갈 공간이 있는 것이 아닐까?

출퇴근길에 재미있게 술술 읽어내려갈 수 있는 소설!

#불편한편의점 #불편한편의점2권 #김호연 #나무옆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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