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어도 꽃은 꽃이다

남이 주는 물로는 살 수 없다 뿌리를 내려야 한다.

by 그냥 엄마

유명한 원장님의 병원은

강남 한복판 높은 아파트들 사이에 위치해 있었다. 찾아가는 길 주변 아파트를 보며 부자동네구나를.. 연발했다. 친절한 병원분들.

그 병원은 정신과라고 간판이 되어 있지 않았다

**의원.. 그래서 사실 정신과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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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때는 (너무 모르고 갔다) 정신과를 찾아간 게 아니라 살을 빼고 아이 상담을 받기 위해 간 거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 잘못 간 걸 알게 되었다.

아이검사비 70만 원, 부모 한 명당 10만 원 두 명 다하면 10 추가

상담은 1회에 13만 원, 10회 한 번에 결재하면 10% 할인


마치 예전 아무것도 모르고 친구를 따라 다단계에 끌려갔던 날처럼

생각해 볼게요.. 혹은 한번 하고 결정할게요라고 말할 수 없었다.


검사를 해야 상담으로 진행이 되어서 무조건 검사를 해야 했다.

무슨 검사지인지도 어떤 상담을 하게 될지도 모른 채

원내약과 원외약 처방전을 가지고 나와 약국으로 향했다.

일주일치의 두툼한 약을 받아 나왔다.


드라마에서나 보든 무슨 중환자의 약봉지 같았다.

그러나 무슨 약인지 어떤 효용을 위해 먹는 약인지 설명도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


검사도 마찬가지였다.

무슨 검사인지 왜 해야 하는지 이걸 통해서 무엇을 알게 될 수 있는지

그냥 결재를 했으니 봉투를 주고 청소년용, 성인용 검사지를 받아왔다.


(돈이 아까운 엄마는) 최선을 다해 검사해 임했고

대니는 그냥 설렁설렁 적었고

아이 아빠는 (보여주고픈 모습)으로 적었던 것 같다.


검사지 제출 하고 또 일주일..

남편과 나는 이 아이의 문제가 무엇인지

이제는 알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좋은 차들이 빼곡한 주차장 한편에

차를 세우고 아이에게 괜찮아... 라며 병원에 들어갔다.


** 님 상담실로 들어오세요


의사 선생님 앞에 의자 두 개

아이, 엄마, 아빠..

준비되지 않은 보조 의자가 급히 좁은 진료실 안으로 들어왔다.


아이는 이 상황이 불편한 듯 구석으로 몸을 웅크렸다

마치 갓 태어난 새가 이 밝은 세상이 불편한 것 같은 모습이랄까?


나의 피땀 어린 귀한 돈...(너무 세속적이지만 그랬다. 검사비. 90.)

90만 원보다 훨씬 더 나에게 많은 평안을 가져다줄 거야..

부모는 내가 낸 돈에 대한 가치를 받기 위해 얼굴을 치켜들었다.


심각한 얼굴로 검사지를 보던 의사 선생님은

(미리 검사지를 보고 오지 않으신 것 같은. 처음 본 얼굴로...

검사지를 앞뒤로 넘기며 보더니..)


아빠랑 아이랑 성향이 같네요

매우 우울해요. 우울증 수치가 높아요

..

한참의 침묵이 흘렀다.

그래서요? 그게 다인가요?

(그건 우리도 알고 있어요.. )

네! 이제 자세한 건 상담 선생님이 상담하시면서 아이와 이야기하실게요


아이는 상담실로 가고

남편과 나는 아래층 커피숍 구석에 자리 잡고

검사 결과지가 빼곡한 검사 결과표와 핸드폰의 검색창을 열고 알 수 없는 단어들을 검색했다.


하지만 친절한 초록창도 파란 창도

우리가 알고자 넣는 단어마다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

"검사 결과는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므로 주의가 필요하고

함부로 분석하면 안 된다. 알고 싶으면 연락 주세요"


남편의 얼굴은 점점 달아올랐고

3번째 상담실에서 상담을 하던 아이는 40분이 아닌 30분도 안되어 우리에게로 왔다.

가뜩이나 생기없던 아이가 그나마의 생기조차 다 빼앗긴듯한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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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보니 알게 된거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는게 있다면 댓글 주셔도 좋아요)

- **의원이라고 할지다로 진료본후 진료코드가 F로 되어 있으면 아마도 정신과로 된다는것 같았다.

- 무슨 상관이 있냐고 할 수 있지만 보험에는 이 부분이 다르다

정신과 진료에 대해 고지 의무가 있는것이다. 즉 살빼려면 정신과에서 다이어트 약을 받으면 그것도 정신과 진료로 분리된다

- 2년이나 지나 보험 상담하면서 알게되었다.

그래서 저때는 그냥 상담하는 상담실 또는 다이어트관련 식이 관련 내과로 갔었던게 더 맞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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