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나를 조금 더 알아가고 싶어졌다.
거창한 이유는 없다.
그냥 ‘무엇을 좋아하더라, 나는 어떤 사람일까’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하루에 한 번,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기로 했다.
취미는 그렇게 내 안을 들여다보는 작은 창이 되어 주었다.
어렸을 때 나는 손으로 만드는 일을 좋아했다.
퀼트, 스킬자수, 십자수, 뜨개질 같은 것들.
바늘이 천을 스치는 소리, 실이 매듭지어지는 순간,
그 단순한 반복 속에서 마음이 고요해졌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오로지 그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좋았다.
하지만 완성까지는 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조금만 서두르면 실이 엉키고, 마음이 조급해지면 모양이 틀어졌다.
그때 알았다.
‘예쁜 결과’를 만드는 일보다 더 어려운 건
‘조급해하지 않는 나’를 만드는 일이라는 걸.
그래서 지금도 가끔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린다.
손끝에 집중하며, 천천히 만들어가던 그 마음.
그게 아마, 내가 좋아하던 취미이자
지금의 나를 만든 첫 번째 연습이었던 것 같다.
최근에는 보석십자수나 스티커 아트처럼
짧은 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는 취미로 바뀌었다.
예전엔 며칠, 몇 주를 들여 한 땀 한 땀 만들던 내가
이제는 ‘호다닥’ 끝나는 취미에 만족하고 있다.
아마도 시대의 흐름 때문일 것이다.
숏폼이 일상이 된 요즘, 취미도 짧고 빠르게 완성되는 걸 선호하게 됐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안에서도 작은 성취감은 남았다.
“오늘도 무언가를 완성했다”는 뿌듯함이 하루를 채워줬다.
회사 일이 마케팅으로 바뀌면서
처음 접하는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낯설었지만 점점 흥미로워졌다.
처음엔 업무 때문이었지만,
어느새 나는 인강 듣는 시간을
‘나를 위한 공부시간’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다 SNS글쓰기를 배우게 되었다.
짧은 문장으로 내 생각을 정리하고,
하루의 감정을 기록하는 일이 점점 즐거워졌다.
글을 쓴다는 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제는 글쓰기가 습관이 되었고,
가장 좋아하는 취미가 되었다.
하루를 정리하듯 글을 쓰는 그 시간이
내 안을 가장 잘 들여다보는 순간이 되었다.
취미는 이렇게 모양을 바꿔가며 나와 함께 자라났다.
손끝에서 시작된 작은 즐거움이
이제는 마음을 단단히 지탱해주는 힘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나를 알아가기 위해
한 줄씩 천천히 글을 써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