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텃세
새로운 피의 수혈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조직이라는 유기체에게, 새로운 피는 때로 외부에서 침입한 ‘항원’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특히 그 새로운 피가 젊고, 유능하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하고 있을 때, 기존 질서의 수호자들은 즉각적인 면역 반응, 즉 ‘텃세’라는 이름의 거부 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신입사원, 특히 경력직의 등장은, 한가로운 연못에 던져진 돌멩이와 같습니다. 그 파문은 가장 먼저, 자신의 자리가 위태롭다고 느끼는 자에게서 시작됩니다.
<오피스> 시트콤은, 이 '신구(新舊) 세력의 신경전'이 얼마나 유치하고도 처절하게 벌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한 에피소드에서, 사무실의 에이스였던 영업사원이 떠나고, 그 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젊고 유능해 보이는 두 명의 신입사원이 합류합니다. 그들은 최신 기술에 익숙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소통하며, 마치 떠나간 에이스의 젊은 시절을 보는 듯한 모습입니다.
이들을 가장 먼저 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떠나간 에이스의 단짝이자 스스로를 사무실의 2인자라 믿는, 사탕무 농장을 운영하는 괴짜 영업사원입니다. 그의 단짝이 떠난 자리에 들어온 새로운 인물들은, 그에게 동료가 아니라 자신의 영토를 침범한 '침략자'이자, 친구의 자리를 빼앗은 '배신자'입니다. 그의 불안감은 곧장 공격성으로 전환되어, 신입들을 향한 기묘한 시험을 시작합니다. 그의 행동은, 변화의 물결 앞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는 늙은 병사의 처절한 몸부림과도 같습니다.
그의 첫 번째 공격은 '역사'와 '정보'를 무기로 한 것입니다. 그는 마치 선심이라도 쓰는 척 신입들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 회사의 보안 규정 제3조 4항이 뭐지?", "우리 회사의 창립 기념일은?", "작년 4분기 최대 고객사는 어디였나?" 물론 경영학 석사 학위를 가진 신입들은 아무것도 대답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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