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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 없는 자가 모든 것을 얻는 법

벼랑 끝의 협상술

by 돌부처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주머니를 뒤집니다.


'나에게는 어떤 무기가 있는가?'


대부분의 직장인에게 이 주머니는 비어 보입니다. 인사권을 쥔 팀장, 예산을 쥔 임원, 갑질을 일삼는 클라이언트 앞에서 우리는 늘 '약자'입니다.


"저들이 나를 자르면 어떡하지?"

"이 계약이 깨지면 내 고과는 끝장인데."


이런 공포심은 우리를 비굴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가진 것 없는 자신을 탓하며, 상대가 던져주는 부스러기 같은 조건에 "감사합니다"라며 도장을 찍습니다.


하지만 협상의 고수들은 말합니다.


"협상은 팩트가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다."


당신의 주머니가 비어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당신의 주머니에 폭탄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게 만드는 것입니다.


가진 것이 없을수록, 우리는 더 대담해져야 합니다. 잃을 것이 없는 자가 보여주는 광기, 상대방의 가장 아픈 곳을 찌르는 통찰력, 그리고 판을 뒤엎을 수 있다는 배짱. 이것이 바로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유일한 길인 '벼랑 끝 전술'입니다.


오늘 우리는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신생 회사가 거대 기업을 상대로 벌인 전설적인 협상 테이블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파산 직전의 사장님이 어떻게 억만장자 임원들의 무릎을 꿇렸는지, 그 기적 같은 승부의 현장을 복기해 보겠습니다.



이 시트콤의 한 에피소드는 협상 교과서에 실려야 할 만큼 완벽한 심리전을 보여줍니다.


회사를 그만둔 지점장은 자신의 이름을 건 제지 회사를 차립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그는 경쟁사의 가격을 후려쳐 고객을 뺏어오는 출혈 경쟁을 벌이다가, 결국 파산 위기에 처합니다. 돈은 바닥났고, 사무실 월세도 낼 수 없는 상황. 그는 회계사로부터 "당신은 끝났다"는 사형 선고를 받습니다.


바로 그때, 전 직장에서 연락이 옵니다. 지점장 때문에 고객을 뺏겨 실적이 악화된 전 직장은, 눈엣가시인 지점장의 회사를 인수하여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협상 테이블이 차려집니다.


한쪽에는 거대 기업의 CFO와 부사장이 앉아 있습니다. 그들은 자본과 권력을 쥐고 있습니다. 반대편에는 파산 직전의 지점장과 두 명의 직원이 앉아 있습니다. 그들은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객관적인 전력 차이는 100 대 0입니다.


CFO는 점잖게 제안합니다.


"당신 회사를 인수하겠소. 1만 2천 달러를 주지."


파산 직전인 지점장에게 이것은 구원의 동아줄입니다. 빚을 갚고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하지만 지점장은 거절합니다.


CFO는 금액을 올립니다.


"좋아, 6만 달러."

엄청난 금액입니다. 옆에 있던 직원들은 "받아요! 제발 받아요!"라고 눈빛을 보냅니다. 하지만 지점장은 또다시 거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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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는 사람.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소설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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