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과 기적 사이,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의 온기
� 3막 2절 – 감싼 사람
노인의 다리가 빠진 순간,
최승일은 그대로 물 위에 주저앉았다.
온몸이 젖었고, 근육은 떨렸으며,
두 눈은 뜨고 있었지만 초점이 흐렸다.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구급대원이 도착해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배수펌프 차량이 뒤따라 골목으로 들어섰고,
경찰이 도로 양쪽을 막았다.
그러나,
그가 일어나지 못한 채 앉아 있었던 이유는
단순한 체력의 고갈이 아니었다.
그는 여전히
노인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
죽음처럼 차가운 그 손을.
20분 동안,
물속에서,
침묵 속에서,
홀로 붙잡아온 손이었다.
“형, 형도 병원 가야 돼요.”
직원이 그에게 외쳤다.
그러나 그는 고개를 저었다.
“이 분 먼저… 이 분이 먼저야.”
노인은 숨을 쉬었다.
간헐적으로, 거칠게.
그러나 확실히 살아 있었다.
구급대원은 산소 마스크를 씌웠고,
한 명은 노인의 팔에 링거를 꽂았다.
또 다른 한 명은 천을 덮으며 속삭였다.
“괜찮아요. 다 끝났어요. 이제 안전해요.”
주변은 이제 조용했다.
방금 전까지
사람들의 외침과
철제 도구가 울리던 거리는
갑자기 텅 비어버린 듯했다.
최승일은 여전히 노인을 바라보았다.
이름도 모르는 노인.
사연도, 나이도, 사는 곳도 모른다.
다만,
물이 그를 삼키려 했고
자신이 그걸 붙잡았다는 사실만이
분명했다.
그는 입술을 달싹였다.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눈물이 흘렀다.
빗물에 섞여,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구급대원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
“이제 병원 가셔야 해요. 저체온증 위험해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순간,
노인이 천천히 눈을 떴다.
희미하게, 정말 희미하게
시선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 눈엔 말이 있었다.
고마움도, 놀라움도 아닌,
그저 인간을 향한 신뢰 하나.
최승일은 손을 들어 가볍게 흔들었다.
말 대신,
그렇게 인사를 전했다.
그제야
자신이 그 손을
얼마나 단단히 붙잡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다음은 3막 3절 「남겨진 사람들」입니다.
이야기의 여운과 반전을 담은 마지막 절,
『폭우 속의 손』 3막 3절 「남겨진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