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이라도 시골에 가서 살고 싶다.
그야말로 나의 간절한 소원이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느 날 어느 순간 슬며시 그런 맘이 들었고 날이 갈수록 그 맘은 점점 더 커져 이제는 니 소원이 무어냐 누가 묻는 다면 주저 없이 전원주택이요. 시골집이요. 단 1초도 주저하지 않고 외칠 수 있게 되었다. 즐겨 찾아보는 유튜브 영상도 모조리 전원주택, 시골집... 을 소개하는 것들 뿐이다. 하도 많이 찾아보다 보니 이제 제법 집을 보는 눈도 생겼고 이런 점은 좋고 저런 점은 아쉽다... 하는 내 주관도 생겼다. 가진 돈도 없고 운전도 할 줄 모르고 혼자서 살 자신도 없으며 쥐 나 뱀 같은 것 보면 혼비백산하는 주제에... 시골에 가서 자연에 파묻혀 땅 파며 살고 싶은 욕망이 부글부글 끓어 넘치는 중이다.
옥상 화분에다 이런저런 작물들을 길러 수확할 때마다 그 소원은 점점 더 커져 갔다. 지난 12월엔 옥상에서 기른 배추와 무로 김장이라는 과업을 이루고 드디어는 확신에 찬 목표가 생겨버린 것이다. 나는 시골로 가야겠다. 작은 텃밭이라도 반드시 뭔가 길러 먹을 땅을 갖고 싶다...... 는.
태생이 시골이고, 시댁 역시 시골이라 지금도 한 달에 한두 번은 시골에 왔다 갔다 하는 셈이니 내 소원이 막연히 환상만 가지고 이렇게 들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알고는 있다. 시골에서 태어났지만 코흘리개 어렸을 적 도시로 이사 나왔으니 진짜 시골에서의 삶을 다 안다 하긴 어렵고 자주 시골에 다니고는 있지만 잠시 머물다 오는 것과 그곳에서 산다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니... 어쩌면 나는 정말 막연하게 시골생활을 동경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가 되었든 한 번쯤은 살아봐야 미련이 없을 것 같다. 이 시골살이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현실을 마주하고 와장창 깨져버릴 것인지... 어머 어쩜 나는 시골살이가 딱이야... 하고 남은 내 노후는 그렇게 동경하던 시골살이로 인생 제2막을 꿈처럼 펼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돈이 없다. 돈도 없고 아들들도 아직 조금 더 뒷바라지를 해야 하고 시골에 집을 사거나 전세를 산다 해도 이미 시골에 살고 계신 시어머니께 니가 지금 제정신이냐고... 한 소리 들을게 뻔하다.
무엇보다 나의 반려곰씨가 시골생활에 전혀 관심이 없다. 도시가 더 좋다 한다. 나이 들수록 모든 인프라가 다 갖춰진 도시에 살아야 한다며 나의 꿈에 전혀 동조하지 않는다.
"여보 저 집이야. 저 집이 딱이네.. 우리 영월로 가자... 엇... 저 집 딱 좋은데? 우리 제천으로 가자...."
영상에 맘에 드는 집이 나올 때마다 진심 담은 애걸과 복걸로 징징대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 날 팔아"이다.
로또라도 해볼까...?
보물 찾기나 행운권 추첨 같은 소소한 행운조차 나와는 일절 연이 없는데 참... 꿈이 크기도 하지. 한 번도 사보지 않은 로또 사볼 생각까지 한다. 정작 로또판매점을 스쳐 지나다닐 땐 입맛만 쩝 다시고 가게로 들어 설 용기도 없으면서 네이버 한 귀퉁이에 올라온 로또 당첨번호를 살피고 이번에는 1등이 몇 명이고 얼마를 탄대... 곰탱씨 앞에서 부럽단 듯 주절주절거리기만 할 뿐이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이 열기가 식기 전에.
하다 못해 시골 한 달 살기 정도라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
넌지시 건넨 이 말에 곰탱씨가 또 현실적인 얘길 한다.
" 이 한겨울에? 언 땅에 뭘 할려구?"
그래... 따땃한 봄이 되어도 이 가슴이 식지 않고 여전히 들끓고 있다면 해동된 땅을 찾아 한 달 살기 라도 기필코 떠나보리라. 그전에 로또부터...? 아니 아니 일단 저 시티베어 마음부터 잡아야지...!!
곰 사냥 렛츠 고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