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이 희미해질 때.

다가오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할 때. (21번째 일일)

by 김로기

어두운 밤 능선이 희미해질 때

내 눈이 잠긴 건지 비벼보지만

여전히 능선은 뭉개져있다.

검푸른 하늘과 검은 산의 경계가 흐릿하다.

아침일까 밤일까

알 수 없지만

곧 떠오르는 것이 해인지 달인 지에 따라

아침이 될 것이고 밤이 될 것이다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다가오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할 때

과연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이 깊은 날.

하지만 그 밤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잠시뿐이다.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다.

잠시 뒤면 해가, 아니면 달이 뜰 것이다.

그때까지만 기다리면 된다.

인내의 시간을 잘 보내고

해와 달을 보면 된다.

둘 중 하나는 기어코 떠오른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막막한 순간은 분명 온다.

그 순간을 너무 괴로워하며

특히나 자책하며 보낼 필요는 없다.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해와 달이 뜨기 전

희미한 능선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내 다가오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막막한 이 순간을 버텨내자.

잠시뿐인 그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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