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 번째 고백

봄비가 내린다.

by 김로기

봄비가 내린다 아가.

출산예정일이 4월이라고 하면

다들 좋은 날 너를 낳는다고 부러워했어.

매일 집 앞을 걸으며

너와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이제 봄비마저 내리니

진정한 봄이 오는 것만 같아.

아마도 그 봄비가 올 때

너도 함께 오고 있겠지.

나는 원래 비 오는 날을 무척이나 싫어했는데

비가 올 때 네가 함께 오는 거라고 생각하니

조금 설레기도 하는 것 같아.

내가 어릴 때는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집을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놀곤 했는데

너는 뭐 하고 노는 걸 좋아할지 궁금하다.

공룡을 좋아할까

아니면 블록 장난감을 좋아할까

기대되고 궁금한 것들이

점점 많아지는 요즘이야.

네가 원하는 만큼 내가 너와 잘 놀아줄 수 있을까.

지금의 의지는 까맣게 잊은 채로

너를 혼자두지는 않을지

점점 지쳐가는 모습을 너에게 들키지는 않을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완벽하진 않아도

나름 애써볼 생각이야.

그저 너의 웃음에 만족하고

하루하루 잘 살아냄에 감사하는 날들이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말이야.

아가.

한 번씩 내가 힘들거나 지쳐 보여도

잠시뿐일 거야.

나는 또 너와 함께하는 그날들을

온전히 즐기고 있을 거고

매 순간들이 너무너무 소중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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