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번째 고백

매일 조금씩 강해져 보자.

by 김로기

아가.

요즘은 내가 밥을 많이 먹어

배가 불러 잠을 자지 못해도 미안.

두통이 심해서 약을 먹어도 미안.

네게 미안하다 말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아.

너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내가 자꾸만 미안한 일들을 만들어서

너를 힘들게 하는 것만 같아서.

그냥 엄마라는 존재가

뭘 해도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나오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어지는 요즘이야.

만일 네가 태어나 밤새 열이라도 오르는 날에는

그렇게 괴로워하는

너를 보며

나는 얼마나 나를 자책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세상 그 누구도 아닌 너에게만은

모든 걸 해주고

조금의 괴로움도 겪게 하고 싶지 않은데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지가

슬슬 걱정이 돼.

물론 네 아빠나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들이 많지만

그래도 너무 걱정이 되나 봐.

나보다도 더

너무너무 소중한 것이 생겼다는 뜻이겠지.

그래도 최선을 다해볼게.

부디 아프지 말고.

그래서 내가 미안한 일들이 늘어나지 않도록

애써볼 거야.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들에서는

너도 나도 강해져 보자.

지금도 툭하면 울고 보는 울보 겁쟁이 엄마지만

씩씩해져 볼게.

그러니 나를, 그리고 너희 아빠를 믿고

세상 밖으로 씩씩하게 나와주렴.

보고 싶은 아가야.

우리 세 사람 모두

매일 조금씩 강해져 보자.

사랑해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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