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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Jun 03. 2019

나만의 '기생충' 영화 리뷰

Respect_존경받고 싶다면 존중하라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작품 <기생충>을 기쁘게 보러 갔습니다. 엔딩크레딧이 오를 땐 숨이 막히듯 우울해졌습니다. 이 영화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사람들이 떠올랐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느꼈어?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라고 물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화 리뷰는 그다지 남기지 않는데, 이 영화만큼은 기록해 두고 싶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완벽하게 영화 스토리 장면 장면은 구상했고, 시나리오를 읽어본 이선균 씨는 연극무대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저는 문학적 가치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 글은 제 부족한 영화 리뷰입니다. 영화의 세세한 줄거리는 없습니다만 스포일러성이 있으니 불편하시면 안 읽고 영화를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영화 설명 없이 거칠게 감상을 적어내려 난감한데,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조금 더 이해가 쉬울 듯합니다. 아직 <기생충> 상영 시작이라 많이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의미 있게 보실 수 있으실 것 같아요.



을의 아버지와 어머니 '기택'과 '충숙'


이미 기본적인 스토리는 널리 알려졌으리라 생각하지만 간략하고 소개하자면, 백수 4인 가족(을)이 박사장 네(갑)에게 기생하는 가족 희비극입니다.  이름에서도 보이듯이 을의 아버지 김기택과 아내 충숙은 자녀들과 함께 피자박스를 접어 생활비를 벌어봅니다. 그중 1/4은 불량품이었습니다. 을의 아버지는 잘해보려 해도 불량품을 찍어내듯 자신마저 불량품처럼 느낍니다.





기택의 아들 기우에게 부잣집 친구 민혁이 찾아옵니다. 재수 4년 차인 기우를 위해 자신의 과외자리를 잘? 부탁하며 맡아주길 바랍니다. 그는 기우의 집에 인사차 오며, 조부 주신 '산수경'을 주며 가화만사성 같은 의미가 있음을 전합니다. 기우가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 네 큰 딸 다혜의 과외를 시작으로 가족들 차례로 비밀리에 그 집에 취업하게 됩니다.






갑의 침묵 / 을과 을의 싸움


기택의 가족은 완벽하게 승기를 잡듯이 박사장네에 안착하게 됩니다. 겉보기엔 너무도 완벽한 해피엔딩처럼 느꼈습니다. 더 이상의 불만도 불평도 상관없이 이 순간에 만족한 듯이 서로 미소 짓습니다만 만약이란 가정이 사실화되면서 그들의 위치를 순식간에 불안정하고 위험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갑은 알 수 없는 을의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서로가 같을 수 없는? 이상함을 느끼고 맙니다. 그러나 최소한 인간으로서 지켜할 순간(죽음)마저도 그들은 '을'의 이상함에 강한 멸시와 거부반응을 하게 됩니다. 갑은 너무도 가까이 을이 위치하고 언제나 그들이 그들의 속속들이를 알고 숨죽여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럴 땐 (을에겐 언제나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 표현할 수 없는 을의 입장을 갑은 영원히 모를 수도 있습니다.





기택은 또 다른 을의 나타남에 상당히 당황하고 서로의 잘잘못을 따져 죄를 묻고자 합니다. 서로 감쌀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고, 작은 연민은 느꼈지만 스스로 살아남는데도 급박한 상황이니 서로의 안부와 안전을 살필 겨를이 없었죠. 그렇게 서로를 억압하며 구속하려 듭니다.



온건한 갑인 그들이 있었으나, 그들은 이 상황의 부조화를 느끼고, 을의 구조신호 알아차려도 근본적인 해결은 할 수 없었습니다.  불안정함을 느끼지만 이유는 알지 못한채  모든  일이 끝난후 경악과 공포에 휩싸인후 피투성이가 된 을을 끌어안았을뿐 그또한 근본적인 해결은 될 수 없었습니다.






을의 미래 / 근본적인 해결방법 없다.


기우와 기정은 아버지 기택에게 묻습니다. "계획이 있어요?" 우리에게 계획은 무엇인지 묻고, 또 묻습니다. 해결해야 할 사람은 기우 자신인 것만 같아서 기우는 스스로 산수경을 들고 박사장네를 찾아들어갑니다. 스스로 고립된 또 다른 을의 발견, 산수경이라도 내려쳐서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뿌린 데로 거두듯 또 다른 을은 자신의 소중한 것을 잃어 분노로 가득 차 오히려 기우를 해치고, 기정을 해합니다. 기택은 큰 충격과 혼돈으로 우발적인 사고를 치르고, 스스로 지하에 고립되고 맙니다. 처음부터 거기에 태어나고 자란 것처럼 그도 그 을이 되었습니다.


기우는 모든 것이 끝나 있을 무렵, 근본적인 해결을 찾았습니다. 미래에 이룰 꿈을 아버지에게 편지를 씁니다. 이 편지는 계절이 바뀐 어느 추운 겨울날 그 지하방에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조차 알 수 없는 채로 을의 아들 기우에게 들려져 있습니다.





을의 탈출이 아니라 / 기본을 찾아야...


불량품 인간 기택의 계획은 'No Plan'입니다. 무계획이 계획인 것입니다. 그는 스스로 택해서 그 지하로 향했고 스스로 나오지 않음을 택했습니다. 어떤 상벌도 필요 없이 자신에게 가혹한 가로막힌 사면에 갇힙니다. 가는 불빛으로 자신의 안부와 가족의 안부를 물을 뿐입니다. 여전히 노플랜으로 있을 기택을 어떻게 탈출시켜야 할까요?


아들 기우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미래를 꿈꾸지만 전할 수 없는 편지로만 남습니다. 이런 상황이 처음부터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 해답이 아닐까요? 기우는 민혁의 조부에게서 선물로 받은 산수경을 산속의 계곡에 내려놓고 옵니다. 원래 있어야 될 자리에 놓고 온 것이지요..


우리 가까이 있는 친구가 부잣집 친구이고, 중산층이고 서민층이고 기타 등등 많은 차등 구분 짓고, 또 서로가 갑과 을에 위치해 있기도 합니다. 너무 가까워서 언제든 누구누구의 소개로 만날 수도 있는 그런 우연처럼 만날 수 있는 관계에 놓여있습니다.  





인간적으로, 존중하고 존경받으려면


저는 산수경이 그런 의미라고 생각했습니다. 존중의 의미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우의 친구 민혁은 부탁도 있기도 했지만, 빈손으로 기우의 집을 찾지 않았습니다. 인사치레는 하려고 했죠. 그게 기본적인 예의니깐요. 기우의 집에 산수경이 웬 말이냐 싶게도 어울리지 않지만, 기택과 충숙은 산수경을 감사하게 받고, 그들 나름대로 잘 간수하려 합니다.




기우의 계획이 틀어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산수경을 들고 또 다른 을을 죽이려고 마음먹었을 때, 스스로 죽을뻔하기도 하고 결국 모든 게 피투성이로 끝나고 맙니다. 산수경의 가화만사성은 카오스 되어 사라졌습니다. 그것은 원래 있던 곳으로 간다면 이런 상황은 만들어지지 않을 것처럼 느껴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수경을 돈으로 바꾼다? 돈이 전부가 아님을 기택은 알았습니다. 인간적인 모멸감에 자신 스스로 노플랜에서 한 가지 우발적인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자신이 가장 참기 힘들었던 것이 무엇이었나를 알아차렸습니다. 을의 아버지는 그렇게 낙담하고 고립되었으나 그의 아들은 다른 세상을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요?


산수경의 처음 의미는 기본적인 예의, 인간적 도리, 서로에 대한 존중 그리고 존경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더 이상의 발전 없이 도구가 되어 폭력과 억압이 되어 을과 을, 을과 갑, 아니 우리 모두를 피투성이로 만들었습니다. 본래의 의미대로 되지 않았음을 표현한 것이지요.



당신이 존경을 받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상대를 존중하여 주십시오.




봉준호 감독은 엔딩에서와 같이 현실을 부정할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근본적인 해결의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이번에 <기생충>을 제작하며,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규정과 조항에 따라 정확하게 일하는 것을 따르고 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압니다. 아주 기본적인 것을 서로가 지켜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를 떠올렸습니다.



봉준호 감독님 ~ 제72회 칸 영화제 장편 경쟁 부분 한국영화 최초 황금종려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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